[SD 폴 클래스] 좁았지만 일관성 있었던 S존, 그리고 박동원의 부상

입력 2019-10-07 22: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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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연장 10회말 1사 3루 키움 주효상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맞붙었다. 9회말 박병호의 끝내기홈런으로 1차전을 내준(0-1) LG가 후유증을 어떻게 떨쳐낼지에 관심이 쏠린 무대였다. 결국 키움이 LG의 뒷심부족을 틈타 연장 10회 접전 끝에 5-4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독식했다.


Q=양 팀 선발투수들의 피칭부터 되짚어보자.


A=키움 에릭 요키시와 LG 차우찬 모두 올해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요키시는 LG전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고, 삼진(6개)과 볼넷(7개)의 비율도 좋지 않았다. 차우찬도 키움전 1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14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매치업이다 보니 초반 분위기가 중요했다.

7이닝을 1실점으로 봉쇄한 차우찬은 적재적소에 섞어 던진 시속 110㎞대 안팎의 커브로 재미를 봤다. 2회와 4회, 6회 세 차례나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결정구도 커브였는데,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았다. 6회 서건창에게 커브를 공략당해 2루타를 허용한 뒤에도 주눅들지 않았다.

좌타자의 몸쪽을 파고드는 투심패스트볼(투심)이 강점인 요키시는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2.1이닝 3실점의 초라한 성적만 남기고 교체됐다. 투구수 63개 중 투심의 비율이 60.3%(38개)에 달했는데, 좌타자의 몸쪽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대가는 컸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샌즈가 6회말 무사 1,3루에서 포수 앞 땅볼로 아웃 판정을 받자 장정석 감독과 함께 김성철 구심(맨 왼쪽)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Q=PS에서 구심으로는 처음 나선 김성철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어땠나.

A=결론부터 말하자면 좁았다. 투수들이 낮은 코스를 공략하는 데 특히 애를 먹었다. 좌우의 폭도 그다지 넓지 않았다. 요키시가 바깥쪽 볼 판정에 아쉬워하는 장면도 나왔다. 그러나 판정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덕분에 논란의 여지는 없었다. 공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단기전의 특성상 구심의 S존은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데, 김 구심의 볼 판정에는 일관성이 있었다. S존이 넓든 좁든 일관성만 있다면 문제될 일은 없다. 6회말 키움 제리 샌즈의 태그아웃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했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LG 마무리 고우석이 9회말 동점을 허용한 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Q=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1차전에 이어 또 무너졌다.

A=시속 150㎞대 강속구의 구위는 문제없다. 그러나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으면 쉽지 않다. 정규시즌에는 강속구와 슬라이더, 너클커브까지 곁들이며 여유 있는 투구를 했지만 여유가 없어서인지 강속구 일변도의 피칭이 이어지고 있다. 2차전에서도 슬라이더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키움 타자들은 애초에 변화구를 건드릴 생각이 없었다. 결국 가장 자신 있는 빠른 공으로 승부했지만 서건창에게 동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는 연장 10회말 진해수의 견제 실책까지 겹치며 연이틀 끝내기 패배라는 최악의 결과와 마주하고 말았다. 무엇보다 키움 타자들이 고우석의 빠른 공에 완벽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키움 타자들은 8회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뽐내며 3이닝 연속 득점으로 LG를 무너트렸는데, 극한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배짱이 돋보인다. 주효상이 진해수의 까다로운 변화구를 연달아 골라내며 결승타점을 만들어낸 장면이 좋은 예다.

키움 박동원(왼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Q=키움은 박동원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떠안았다.


A=키움은 4회부터 박동원 대신 이지영을 투입했다. 박동원은 시즌 막판 오른 무릎 내측 측부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부상으로 준PO 엔트리 합류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런데 같은 부위의 통증으로 경기에서 빠진 게 우려스럽다. 8일 병원 검진 결과를 봐야겠지만, 포수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면 마음 놓고 기용하긴 어려워진다. 에릭 요키시와 최원태의 전담포수로 낙점한 그의 검진결과가 남은 시리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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