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시즌 중반부터 염 감독은 이장석 당시 대표와 심한 마찰을 빚었다. “염 감독이 사령탑으로 소신을 잘 지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시즌 중 “염 감독이 시즌 후 타 구단과 계약에 이미 합의했다. 자진사퇴할 것이다”는 소문도 퍼졌다. “옮겨갈 구단은 SK 와이번스다”는 루머까지 곧 나왔다.
염 감독은 팀을 떠난 후 이 같은 루머를 강하게 부인했다. ‘밀약’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미국에서 야구 공부를 하겠다”며 떠난 염 감독은 2017년 1월 SK 단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8시즌 트레이 힐만 감독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히어로즈를 떠난 지 3년째인 올해 SK 감독을 맡았고 마지막까지 1위 싸움을 하다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키움 히어로즈는 10일, 3년 전 준PO에서 패했던 LG를 꺾고 PO 진출에 성공했다. 2016년과 똑같은 4차전이었고 그 무대는 잠실이었지만 승리 팀과 탈락 팀만 달랐다. 여전히 키움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 일부는 염 감독에게 서운함 이상의 감정을 갖고 있다. PO가 더 뜨거워지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성공적으로 가을야구를 이끌고 있는 키움 장정석 감독은 염경엽 감독이 히어로즈를 이끌 때 운영팀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염 감독은 전술전략에 능한 감독이다. 단, 단기전에서 3명의 선발로테이션 고집, 불펜 필승조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비판도 따랐다. 그러나 장 감독은 염 감독과 전혀 다른 색깔로 성공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 9명의 투수를 투입해 역전승을 이끈다. 더 파격적이고 과감하다. PO에서 펼쳐질 ‘염경엽 시리즈’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