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키움 vs SK ‘염경엽 시리즈’ 성사됐다

입력 2019-10-10 2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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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2016년 10월 17일 잠실구장. 3위 넥센 히어로즈는 4위 LG 트윈스와 격돌한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패하며 1승3패로 탈락했다. 경기 직후 인터뷰실로 들어온 염경엽 당시 히어로즈 감독은 조심스럽게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리고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며 미리 메모한 고별사를 읽었다. 충격적인 순간이었다. 히어로즈 구단은 난리가 났다. 격하게 서운함을 말한 선수도 있었다.

시즌 중반부터 염 감독은 이장석 당시 대표와 심한 마찰을 빚었다. “염 감독이 사령탑으로 소신을 잘 지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시즌 중 “염 감독이 시즌 후 타 구단과 계약에 이미 합의했다. 자진사퇴할 것이다”는 소문도 퍼졌다. “옮겨갈 구단은 SK 와이번스다”는 루머까지 곧 나왔다.

염 감독은 팀을 떠난 후 이 같은 루머를 강하게 부인했다. ‘밀약’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미국에서 야구 공부를 하겠다”며 떠난 염 감독은 2017년 1월 SK 단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8시즌 트레이 힐만 감독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히어로즈를 떠난 지 3년째인 올해 SK 감독을 맡았고 마지막까지 1위 싸움을 하다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키움 히어로즈는 10일, 3년 전 준PO에서 패했던 LG를 꺾고 PO 진출에 성공했다. 2016년과 똑같은 4차전이었고 그 무대는 잠실이었지만 승리 팀과 탈락 팀만 달랐다. 여전히 키움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 일부는 염 감독에게 서운함 이상의 감정을 갖고 있다. PO가 더 뜨거워지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성공적으로 가을야구를 이끌고 있는 키움 장정석 감독은 염경엽 감독이 히어로즈를 이끌 때 운영팀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염 감독은 전술전략에 능한 감독이다. 단, 단기전에서 3명의 선발로테이션 고집, 불펜 필승조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비판도 따랐다. 그러나 장 감독은 염 감독과 전혀 다른 색깔로 성공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 9명의 투수를 투입해 역전승을 이끈다. 더 파격적이고 과감하다. PO에서 펼쳐질 ‘염경엽 시리즈’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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