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렉카’ 이태선,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지켜낸 ‘사람’

입력 2019-10-12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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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북마크] ‘렉카’ 이태선,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지켜낸 ‘사람’

KBS 드라마스페셜 2019의 세 번째 작품 ‘렉카’가 사설 렉카 기사 이태선을 통해 ‘그럼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1일 KBS 드라마스페셜 2019 ‘렉카’(연출 이호 극본 윤지형)는 퍽퍽한 현실을 온몸으로 버티고 있는 사설 렉카 기사 태구(이태선)를 통해 “과연,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버겁기만 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목격하게 된 납치 사건, 혹시 모를 피해자의 흔적을 쫓아 질주를 시작한 태구는 결국 한 ‘사람’을 지켜냈고, 이는 동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어릴 적 다리를 다쳐 일자리를 얻기 어려웠던 태구는 친구 정삼(강기둥)을 통해 렉카 일을 구했다. 수술비를 벌기 위해서는 꼭 붙어있어야 하는데 숨이 막혔다. 하루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치열한 렉카 경쟁, 하지만 사고도 무섭고 역주행도 무서운 태구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결국 사장으로부터 “오늘이 마지막이야”라는 경고를 듣게 된 태구는 어쩔 수 없이 일부러 사고를 냈다. 거기에 검은색 차 한 대가 걸려들었는데, 사고 충격으로 열린 트렁크에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트렁크를 닫고선, 무시와 경멸에 찬 시선만을 보낸 채 급하게 현장을 떠난 검은 차 운전자(장률). 욱하는 감정에 뒤를 쫓았지만, “병산 공원 교차로 충돌! 나 한 대 걸고, 1차선에 한 대 남았다. 달려!”라는 정삼의 전화에 정신을 차렸다. 오늘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진짜 해고되기 때문. 하지만 이마저도 다른 렉카에 뺏기고 말았다. 그때, 안경장(조희봉)이 나타나 “너 임마. 보복운전에, 뺑소니했다메?”라고 물었다. 검은 차 운전자가 거짓 신고를 한 것.

경찰서에 도착한 태구는 억울했다. 잠깐 옆에서 달리긴 했지만, 먼저 욕한 것도, 차에 침을 뱉고 간 것도 그놈이었기 때문. 게다가 경찰서 앞에 10분 정도 세워놓은 렉카가 견인됐고, 되찾은 차의 블랙박스 메모리까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단순히 검은 차 운전자의 보복이라고 하기엔 뭔가 의심스러웠다. 그는 먼저, 파출소 근처 상가의 외부 CCTV를 통해 노란 머리 남자(유수빈)가 자신의 렉카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칩을 빼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운 좋게 그가 근처 술집에 있는 걸 발견한 태구는 “납치범 놈하고 무슨 사인데”라고 떠봤고, 그의 놀란 표정을 보며 검은 차 트렁크에서 본 게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동료 렉카 기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검은 차의 흔적을 쫓기 시작했다. 그런데 겨우 잡은 검은 차 트렁크 안에 사람은 없었다. 설상가상 검은 차 운전자는 가만있지 않겠다고 나섰고, 사장 역시 태구를 해고했다.

그러나 친분이 있는 정비사덕에 검은 차 바닥에 긴 머리카락들과 여자 머리핀, 핏자국까지 확인하게 된 태구. 갇혀있던 여자가 트렁크를 제 손으로 열고 나간 흔적도 있었다. 이에 노란 머리 남자를 다시 찾아갔고, 그로부터 들은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대기업 손자의 수행비서인 검은 차 운전자가 부모가 없어 찾을 사람이 없는 미성년자만 모아서 손자에게 올려 보냈다는 것. 트렁크 안에 있던 여자는 그중 손자가 사고 쳐 죽은 줄 알았고 처리하려던 여자였다.

진실을 알게 된 태구는 “아무도 안 찾는 그 애”를 찾기로 결심했다. 그에게도 비슷한 상처가 있었기 때문. 어릴 적 사고로 부모님과 동생까지 잃고 혼자 남았던 태구를 병원에서는 “아무도 찾지 않는 애”이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도 해주지 않은 채 내보던 것. 다시 한 번 질주를 시작한 태구는 트렁크에서 나와 주유소 창고에 숨어있던 여학생을 구하고, 뒤쫓아 온 검은 차 운전자까지 잡았다. 그리고 이 사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자, 렉카 사장은 태구를 복직시켰다. “자. 오늘도 달린다. 실시!”라며 또 다른 시작을 알린 태구. 누군가의 관심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다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시청자도 함께 웃을 수 있었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해피엔딩이었다.

네 번째 작품 ‘그렇게 살다’부터 KBS 드라마스페셜 2019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사진제공 = ‘렉카’ 방송 화면 캡처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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