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김종규의 싸늘했던 창원 원정…LG에 5연패 비수 꽂아

입력 2019-10-13 17: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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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DB 김종규. 사진제공|KBL

창원 LG에서 원주 DB로 이적한 김종규(28)가 ‘원정팀 선수’로 창원을 찾았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김종규는 LG의 간판이자 상징이었다. 2013 KBL 드래프트 1순위로 LG에 입단해 6시즌 동안 창원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창원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종규는 프로농구 역대 최대 연봉(보수총액 12억7900만 원)을 받으며 DB로 이적했다.

김종규는 1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LG와의 원정경기에 나섰다. DB 이적 후 친정팀 LG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B는 12일 원주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경기를 마친 직후 창원으로 이동해 하루를 묵은 뒤 13일 경기를 위해 창원체육관에 들어섰다. 김종규는 “창원을 원정선수로 온 것이 처음이어서 모든 것이 어색하다. 원정 라커룸도 처음 들어가 봤다”며 머쓱해했다.

경기 전부터 김종규는 바빴다. 중계방송사와 KBL에서 운영하는 ‘KBL TV’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팀 동료들이 내가 첫 창원 원정에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라며 동료들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반면 LG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종규는 이적 과정에서 LG와 트러블이 있었다. 재계약에 실패한 LG는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 내용 녹음 파일을 근거로 KBL에 사전접촉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감정의 골이 깊어진 채로 이별했다. 최근 프로농구 각 구단은 팀에서 오래 뛴 선수가 이적해 원정팀 선수로 방문하는 경우 간단한 환영인사를 갖고 있지만 LG는 김종규를 위해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다.

싸늘한 LG의 반응만큼 김종규도 차가웠다. 보란 듯이 LG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득점을 올렸다. 경기 초반에는 첫 창원 원정에 힘이 들어간듯 2~3차례에 걸쳐 슛을 놓쳤지만, 1쿼터 종료 3분5초 전 기록한 첫 득점을 시작으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3쿼터 중반에는 상대 수비를 제치고 돌파에 의한 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외곽에서 돌파로 득점을 올리는 것은 그가 LG에 있을 때 현 감독이 좋아하지 않았던 공격루트다.

김종규는 이날 17점·10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치나누 오누아쿠(13점·12리바운드), 김민구(12점·3점슛2개), 김태술(4점·5어시스트) 등 그가 믿었던 팀 동료들이 가세한 DB는 68-53의 승리를 거두고 개막 4연승을 달렸다. 반면 LG는 개막 5연패에 빠졌다.

창원|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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