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킬러‘ 손흥민 vs 한광성…북한 전·현직 대표들이 바라본 남북전

입력 2019-10-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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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이 15일 평양에서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과의 원정경기를 갖는다. 한국과 북한 대표 공격수의 맞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사진)은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어야 할 중책을 맡았다. 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에이스’는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다. 전방과 측면, 중앙까지 전천후 공격수로 진가를 뽐내고 있다.

손흥민은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릴 북한과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원정 3차전을 앞두고 있다. 나란히 2승씩 챙기며 기세를 올린 남북은 조 선두를 굳히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손흥민은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펼쳐진 스리랑카와의 홈 2차전에 ‘캡틴 완장’을 차고 출격해 2골·1도움을 기록, 대표팀의 8-0 쾌승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한 한국은 다 득점에서도 확실한 여유를 얻게 됐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활용을 놓고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 대표팀이 만약 원 톱을 가동한다면 공격 2선 어느 위치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투 톱이 구성될 경우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격이 가능하다. 토트넘에서도 손흥민은 전방과 2선을 두루 오가며 ‘만능 공격수’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소속이지만 2군 경기를 주로 뛰는 북한의 간판 공격수 한광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북한의 선봉에는 한광성(21·유벤투스)이 선다. 킥은 물론, 스피드가 좋고 볼 키핑을 통한 드리블이 일품인 그는 ‘선 수비-후 역습’으로 나설 북한의 주 전술에 정확히 부합한다. 대표팀의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영권(29·감바 오사카)도 “가장 경계할 상대”라고 꼽았다.

실제로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가 한광성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는 지난달 3일(한국시간) “북한 스트라이커를 데려왔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7년부터 세리에A 칼리알리에서 활약했고, 세리에B(2부) 페루자로 임대돼 11골(36경기)을 뽑은 한광성의 몸값을 이탈리아 언론들은 500만 유로(약 66억 원)로 추정했다.

물론 직접 비교는 무리다. 손흥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경쟁을 펼쳤고,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파이널을 누볐다. 또 태극마크를 달고 두 차례 월드컵을 뛰었다. 2015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두각을 드러낸 뒤 올 초 아시안컵이 성인 대표 커리어의 전부이고 유벤투스 2군에 불과한 한광성은 결코 손흥민과 동급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축구에 살고 죽는 유럽에서 잘 알려진 둘이기에 외신의 관심이 크다.

과거 K리그와 북한대표팀에서 뛴 안영학(41·은퇴)은 14일 남북전 관전과 지인과의 만남을 위해 중국 베이징을 경유, 평양으로 향하기 전 가진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선수 모두가 손흥민을 잘 알고 있다. 단단히 준비했을 것이다. (한)광성이를 직접 본 적은 없는데, 영상으로 접한 모습은 대단했다. 좋은 공격수로 성장할 것 같다. 이 경기는 어린 선수가 커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남북이 함께 본선에 오른) 2010남아공월드컵 예선처럼 남북이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현직 북한대표이지만 부상 재활로 소집에서 빠진 안병준(29·수원FC)은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는 (한국에게) 낯설 것이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나도 적응이 어려웠다. 홈(북한) 어드밴티지로 작용할 수 있다.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대결에 미디어와 원정팬, TV 생중계를 거부했다. 가장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김일성’의 이름을 딴 경기장에서 자칫 패배라도 하면 체제 선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팬들이 남북전을 지켜보는 방법은 현재로선 아시아축구연맹(AFC) 홈페이지 문자중계가 전부지만 상세한 내용은 기대할 수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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