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PD수첩 폭로, ‘프로듀스X101’ CJ E&M 갑질의 온상 (종합)

입력 2019-10-16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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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리뷰] PD수첩 폭로, ‘프로듀스X101’ CJ E&M 갑질의 온상 (종합)

MBC 'PD수첩'이 CJ E&M의 문화 산업 갑질을 폭로했다.

지난 15일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CJ와 가짜오디션’ 편을 통해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 ‘프로듀스X101’ '소년24'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파헤쳤다.


우선, 2017년 방송됐던 ‘아이돌학교’가 다뤄졌다.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은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조작됐다”며 “(제작진이) 처음에 3000명이 참가한 오디션장에 가지 말라고 이야기 하더니 내 인지도를 이유로 오디션장에 나와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이어 "결국 3000명의 지원자는 이용당한 것"이라고 주장, 방송에 출연한 연습생 41명 중 예선 3000명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이돌학교’ 출연자도 “3000명 오디션에 참여 안 했다. 제작진 측에서 ‘물어보면 그냥 갔다고 해라’ 더라”고 말했다.

합숙소 환경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이해인은 “방송에 나왔던 분홍색 내무반 시설은 공사한 지 얼마 안 돼서 페인트 냄새가 가득했고 환기가 잘 되지 않았다. 피부가 예민한 친구들은 피부병이 날 정도”라고 털어놨다. 또 다수의 참가자들은 12세, 13세 어린 친구들이 있었지만 새벽 촬영도 서슴없이 이뤄졌고 스트레스에 하혈을 하기도 했다고 증언 했다.


'PD수첩'은 CJ E&M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 논란의 시발점이 된 Mnet '프로듀스X101'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이에 따르면,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을 선발하는 생방송 부조정실 현장에 투표수를 계산하는 PD가 없었다. 투표카운트 PD가 사진 형태로 문자를 보내면 자막을 만드는 PD가 그대로 쓰는 방식이었다. 제작진은 "'왜 등수가 이렇게 나왔지' 라는 생각만 했을 뿐 조작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진을 지우라고도 했고, 나도 찝찝해서 확인하고선 지웠다"고 말했다.

'PD수첩' 측은 'PD에겐 무리를 해서라도 지켰던 멤버가 있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 '프로듀스X101' 출연자들을 만났다. 출연자들은 "1화보고 누가 될지 예상했다" "우리끼리도 스타쉽 전용, 스타쉽 채널이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특정 기획사들에게 주어진 특혜를 언급했다.


조작 논란에 조사를 받고 있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MBK엔터테인먼트, 울림 엔터테인먼트. 실제로 'PD수첩'이 분석한 결과, 스타쉽 연습생 A는 프로그램 후반부에 분량을 몰아받았고 23위에서 14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 한 출연자는 "경연곡을 미리 유포한 어떤 친구가 있었다. 안무 선생님이 알려줬다더라. 이전부터 연습을 계속 하고 있었다. 시험 치기 전에 문제 미리 알고 있는 것과 같다. 걔들 말로는 회사에서 압박이 심했다더라. 자기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단다"라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스타쉽 부사장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 드릴 말씀 없다. 수사에 적극 임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MBK 엔터테인먼트 대표에 관한 증언도 나왔다. 순위 조작 논란 이후 MBK 대표가 다른 기획사들 대표를 소집해 '그룹 엑스원 데뷔를 지지한다'는 협조문을 낼 것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사측은 "수사 결과 나오기 전이니 열심히 해보자는 취지의 말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울림엔터테인먼트의 한 연습생은 자신이 마주할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다. 한 참가자는 "울림엔터 팀장님이 한 명만 데뷔시킬 것이라고 귀띔해줬다더라. 내정자가 있다는 뜻 아닌가"라고 탈락한 울림엔터 연습생이 당시 했던 말을 전했다. 울림 측은 "미리 결과를 알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PD수첩'은 어느 정도의 세팅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업계 인식을 꼬집었다. 한 관계자는 "11명 중 유착, 상생 관계에 있는 6자리 정도를 빼고 나머지 5자리는 내게 기회가 올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억울해했다.

'프로듀스X101' 조작 논란이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날, 국회의원 보좌관들을 통해서도 말이 나왔다. "한 CJ 관계자가 성과급이니 PD가 성과를 내면 충분히 조작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어디까지 윗선이 있는지 몰라서 판단이 안 선단다"

'프로듀스X101'의 한 제작자는 "안준영PD가 희생양이 된 셈이다. 절대 혼자 감당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CJ E&M 자체의 문제임을 거론했다. 이 모든 제작진을 총괄하는 안준영PD는 묵묵부답으로 일관, 'PD수첩' 측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소년24' 프로젝트 그룹 인투잇의 성현 사례도 등장했다. 성현의 아버지는 7년 계약을 했지만 아들의 스케줄이 끊긴지 오래고, 돈을 많이 써써 투자금이 없다는 통보를 들었다. 아버지는 "흑자가 나면 투자를 해주겠다는데 아들이 활동을 안하는데 어떻게 투자를 받나"라고 어이없어 했다. 가정 사정을 토대로 정중하게 계약 해지를 요청했지만 아들에게 돌아온 것은 1억2천만원의 위약금 청구서였다. 성현의 아버지는 "아들이 받은 돈이라고는 매달 5만원의 휴대전화요금이었다. 계약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CJ E&M 자회사인 MMO 엔터 측 "CJ가 결정한 것이니 그쪽이랑 얘기해라"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끝으로 'PD수첩'은 수사 중에 그룹 엑스원 데뷔를 강행한 CJ E&M의 진짜 속내를 '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프로듀스101 2' 워너원 혹사 논란을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1000억원 매출을 올렸고 CJ E&M과 CJ자회사 연예기획사, 원 소속사, 워너원 멤버 11명이 4분의1씩 가져가는 구조다. 문제는 CJ 자회사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프로젝트 그룹으로 데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했다는 데 있다.

CJ가 군소 기획사들을 편입하고 유통과 공연에까지 관여하면서 문화 갑질을 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CJ E&M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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