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에는 단신 용병이 있다?

입력 2019-10-16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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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 허훈(오른쪽). 스포츠동아DB

국내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 이전 외인 제도에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에는 장신 200㎝이하·단신186㎝이하로 신장 제한을 두면서 186㎝이하의 단신 가드가 많이 유입됐다. 올 시즌에는 신장제한이 폐지되면서 단신가드 수가 대폭 줄었다. 고양 오리온의 조던 하워드(179㎝), 인천 전자랜드의 섀넌 쇼터(186㎝)뿐이다.

부산 KT는 바이런 멀린스(213㎝)와 윌리 쏜튼(203㎝)을 영입해 시즌을 맞았다. 지난 시즌 제공권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두 명 모두 2미터가 넘는 선수와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KT 선수들은 “우리 팀에 단신 용병이 있다”고 한다. 외인 2명이 장신인데 단신이 또 있다? 바로 팀의 주축 포인트가드 허훈(25)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허훈은 개막 이전 연습경기 때 멀린스, 쏜튼보다 더 높은 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주 공격 옵션으로 활약해 기대감을 모았다. KT 주장 김영환(35)은 시즌 개막 이전 “(허)훈이가 농구월드컵을 다녀오고 더 좋아진 것 같다. 자신감도 많이 붙어서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팀 동료인 김민욱(30)은 “훈이가 대표팀 일정 소화하느라 멀린스, 쏜튼보다도 늦게 팀에 합류했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단신이 용병 왔다’며 농담을 하고는 했다”며 웃었다.

허훈은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개막 후 4경기에서 평균 13.0점·3.5리바운드·7.5어시스트·1.3스틸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0일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는 15점·11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에 승리(90-87)를 안기기도 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7.5어시스트는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팀 내에서 외국선수만큼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데뷔 후 3번째 시즌을 맞아 더 발전된 기량으로 팬들 앞에 나타난 허훈은 올 시즌 KT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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