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중계마저 취소…최악의 경기가 된 평양원정

입력 2019-10-17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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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대표팀의 29년 만의 평양 원정경기는 결국 몇 줄 문자의 흔적으로만 남는 것일까?

KBS는 17일 오후 5시 방송 예정이었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의 녹화 중계를 취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전은 북한 측의 통제로 인해 생중계가 되지 못했다. 애초에 취재단, 응원단 파견도 모두 무산되었다. 경기 소식은 대한축구협회(KFA)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지하는 경고, 교체 등을 알리는 문자가 전부였다.

아쉽게나마 방송사는 대한축구협회(KFA)가 북한으로부터 받은 DVD 영상이 확보되는 대로 분량, 화면 상태 등을 확인한 뒤 녹화 중계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정상적인 방송을 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FA 측은 “경기 종료 후 분석용 DVD 영상을 받아 왔는데, 확인해 보니 화질이 나빠 방송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화질뿐만 아니라 경기 영상 DVD의 사용권한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 부분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 일단 영상을 언론에 배포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신 녹화중계가 취소됨에 따라 KFA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취재/보도 목적으로 북한 원정경기 영상을 상영했다.

KFA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영상을 추가로 요청을 했으며, 보도목적의 방송사 영상 파일 제공과 관련해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북한의 맞대결은 이번 2차 예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경기였다. 그러나 언론 출입을 통제하고 사전 통보 없이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는 등 북한의 비상식적인 태도로 인해 몇 줄의 문자와 몇 장의 사진만 남은 ‘중계 없는 최악의 월드컵 예선’이 되고 말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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