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전] 녹화중계도 무산됐다, 왜?

입력 2019-10-17 1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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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한국 DVD 기자단 시청.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 한국과 북한의 평양 원정의 녹화 중계도 무산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출입 기자들을 상대로 전체 경기 영상을 공개했다. KBS는 이날 “오후 5시 방송 예정이었던 남북한 간 경기의 녹화 중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를 통해 확인한 중계화면은 화질은 좋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을 확인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그런데도 녹화중계가 무산된 이유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이정섭 홍보마케팅실장은 화질의 문제와 함께 권리 관계도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선수단이 입국한 공항에서 방송 관계자가 와 DVD 내용물을 확인했는데, 화질이 안 좋다고 했다. 또 원본이 아니고 복사본이어서 방송용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녹화 중계조차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측에서 전달한 DVD가 당초 얘기됐던 방송사에 전달될 물건인지, 아니면 경기 전 매니저 미팅에서 우리 협회가 요청한 기록물인지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북측에서는 이에 대해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권리 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이 실장은 “분명한 것은 상업적으로는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가공하고, 배포할 지 조심스럽다. 북측의 승인도 받아야한다. 북측의 응답이 얼마나 신속하게 올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축구협회는 활용범위에 대해 AFC에 질의를 해놓은 상태라고 했다. 다만, 축구협회는 팬들의 알 권리를 위해 3분가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한국 선수들은 태극기 앞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텅 빈 경기장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한국선수들은 경기 초반 그라운드 적응에 애를 먹었다. 제대로 된 패스가 나오지 않았다. 반면 북한의 조직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많이 준비한 모습이었다. 전방 압박이 강했고, 거친 몸싸움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깊은 태클도 자주 나왔다. 북한의 홈이긴 했지만 한국이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전력이었다.

전반 6분 김진수의 스로인 공격 때 양 팀 선수들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북한 박명성이 볼을 걷어내려는 순간 나상호가 반칙을 범했고, 이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이 엉겨 붙었다. 정우영에게 북한 선수들 여러 명이 달려드는 모습도 보였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화면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 선수가 황인범의 뺨에 손을 댔다. 이후 황인범은 자신이 맞았다는 걸 주심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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