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광고 중단 “의도 아니었지만…” 국내 소비자 분노 여전

입력 2019-10-21 0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유니클로 광고 중단 “의도 아니었지만…” 국내 소비자 분노 여전

유니클로가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다는 논란에 휩싸인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유니클로는 “18일부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새로운 광고를 중단 조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유니클로는 “18일 (유니클로 광고와 관련한) 기사가 많이 났다”며 “우리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지만, 광고에 불편함을 느낀 분이 많아 그 부분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여 당일 즉각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결정 이후 바로 대응이 가능한 디지털플랫폼에서는 바로 광고 중단 조치를 했다. 다만 일부 방송사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늦어도 월요일(21일)까지는 해당 광고가 중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1일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새로운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5일부터 국내 TV 광고로도 방영됐다.

15초 분량의 광고는 98세의 패션 컬렉터 할머니와 13세인 패션 디자이너 소녀가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광고 영상 속에서 소녀가 할머니에게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그녀는 “그렇게 오래된 일을 어떻게 기억해”라고 답한다.

문제는 자막이다. 실제 발언과 달리 자막에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되어 있다. 오히려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TV 광고 자막에는 80년이라는 구체적 기간이 언급되지 않았다. 한국의 역사 문제 등을 고려해 80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해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 강제징용에 동원된 인원만 700만명에 이른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유니클로 광고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자 유니클로는 18일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유니클로는 “특정 국가나 목적을 가지고 제작한 것이 아니라,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글로벌 광고”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80년’이란 표현도 둘의 나이 차이를 고려한 자막일 뿐, 국가나 역사적인 배경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 생각은 달랐다. 유니클로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한다고 느꼈고, 의도에 대한 해석도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굳이 불필요한 ‘80년’이라는 시간적 표현을 썼다는 것이 명백한 증거라는 것이다. 결국 유니클로는 국내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