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의 포인트가드 부심 “나 미국에서는 가드였어”

입력 2019-10-22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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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김한별(왼쪽). 스포츠동아DB

농구에서 트리플더블은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스틸·블록슛 등 5개 항목 중 3개 항목에서 두 자릿수의 기록을 남길 경우 성립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다방면에 걸친 활약이 필요하다. 그래서 트리플더블은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들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여자프로농구(WKBL) 용인 삼성생명의 베테랑 김한별(34)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2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12점·13리바운드·7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68-62)에 힘을 보탰다. 트리플더블에 어시스트 3개 모자란 기록이다.

김한별은 2009~2010시즌 WKBL에 데뷔할 때부터 득점과 리바운드에 있어서는 강점을 잘 드러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어시스트다. 들쭉날쭉했던 어시스트 기록이 2015~2016시즌(평균1.55개)을 기점으로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2017시즌은 평균 2.25개, 2017~2018시즌에는 평균 2.77개를 기록하더니 지난 시즌(2018~2019)에는 3.66개까지 증가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되면서 잔부상이 많아지고 체력도 떨어지고 있지만 관록이 생기면서 플레이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김한별은 “경험이 쌓인 것도 있지만, 포인트가드는 내게 낯선 포지션이 아니다. 한국에 와서는 득점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미국에 있을 때는 포인트가드를 봤다. 미국에서는 나보다 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 포지션은 가드였다. 2~3년 전부터는 우리 팀에서도 가드를 맡으면서 어시스트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어시스트는 마냥 패스만 잘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를 받아서 득점하는 동료들의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김한별은 “내가 어시스트가 늘어난 것은 동료들의 역할이 크다. (이)주연이, (양)인영이 등 후배들이 잘 움직이기 때문에 내가 좋은 패스를 할 수 있다. 꾸준히 함께 경기를 뛰다 보니 호흡이 잘 맞는다”며 팀 동료들에 대한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김한별은 지난 시즌인 1월 23일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는 11점·13리바운드·10스틸로 데뷔 10년 만에 첫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에는 첫 경기부터 트리플더블에 근접한 기록을 남겨 또 한 번의 기록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한별은 “기록을 꼭 세워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내 몸 상태가 좋으면 또 한 번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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