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잔치 수놓은 베스트3·찬물 끼얹은 워스트3

입력 2019-10-27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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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PS)은 매년 수많은 스타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팬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극장이 된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26일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꺾으며 마무리 된 2019 PS에서도 수많은 스토리가 탄생했다. 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장면도 많았다. 초유의 막말 응원 논란에 티켓 재판매 적발까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건 야구계가 반성할 대목이다.

●끝내기 행진·새로운 트렌드와 젊은 피의 활약

올해 PS 12경기 중 3분의 1에 달하는 4경기에서 끝내기가 나왔다. 시작은 준플레이오프(준PO)의 키움이었다. 1차전 박병호의 끝내기 홈런에 2차전 주효상의 끝내기 땅볼로 승기를 챙겼다. 하지만 KS에서는 두산의 끝내기를 지켜봐야했다. 두산은 1차전 오재일, 2차전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흐름을 가져왔고 KS 스윕에 성공했다. 단일 PS 끝내기 4회는 2016년과 더불어 최다타이다.

비록 KS에서 무릎 꿇었지만 키움의 불펜야구는 새 바람을 몰고 왔다. 키움은 준PO 4차전에서 투수 10명을 쏟아내며 역대 PS 1경기 최다 신기록을 썼다. 하지만 2주 뒤인 KS 4차전에서 11명의 투수를 내보내며 자신들의 기록을 넘었다. 불펜 자원 10명의 ‘전원 필승조’화는 물론 선발투수의 과감한 기용까지 단행하며 단기전 운영의 새 장을 열었다.

새 얼굴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키움 이정후는 11경기에서 타율 0.413, OPS(출루율+장타율) 0.899를 기록하며 가을 내내 팀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백업에 그쳤던 두산 포수 박세혁도 첫 주전 PS에서 당당히 팀 우승을 이끌었다. 마운드에서도 키움 이승호, 안우진이 팀 선발과 불펜의 척추 역할을 해내며 젊은 투수 기근에 시달리던 한국야구에 희망을 던졌다.

●티켓 재판매에 막말 논란…공허했던 암표 OUT

매년 그랬듯 PS 티켓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를 악용한 사례가 적발돼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발단은 KS 3차전을 앞둔 25일, 한 온라인 중고거래 카페에 정가 2배에 달하는 암표 판매글이 올라왔다. 이는 구단 직원의 지인이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두산과 키움 모두 적발되며 팬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더 큰 논란은 KS 2차전을 앞두고 일었다. 키움 송성문이 1차전 당시 덕아웃에서 두산 선수들을 향해 ‘트래쉬 토크’를 던진 장면을 찍은 영상이 포털에 게재됐기 때문이다. 두산 선수들도 이례적으로 공개적 불만을 표현할 만큼 수위가 높았다. 송성문은 공개 사과했지만 KS 내내 두산 팬들의 야유를 감수해야 했다.

PO와 KS 모두 스윕 시리즈였지만 SK와 키움을 향한 여론은 달랐다. 정규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다 최종전에서 자리를 빼앗긴 SK는 무기력을 극복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반면 키움은 KS 완패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페넌트레이스 창단 최다승을 쓰며 승승장구한 SK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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