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여정’ 마친 한국역도, 북한과 교류는 계속

입력 2019-10-29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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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ㅣ대한역도연맹

북한 평양에서 열린 역도대회는 마무리됐지만, 한국 역도는 북한과의 교류를 연말에도 이어갈 참이다. 내년 초 북한 선수단이 국내에서 열릴 국제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꾸준히 소통한다는 의지다.

29일 대한역도연맹에 따르면 북한 역도 관계자들은 이르면 내년 2월 국내에서 열릴 ‘제1회 동아시아 역도대회’ 참가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하겠다”는 의사를 아시아역도연맹(AWF)에 전했다. 20일 평양에서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가 개막하기 전 AWF 총회가 열렸고, 한국이 AWF를 통해 전한 참가 요청에 북한 관계자가 이같이 답했다는 것이다. 연맹 관계자는 “북한이 참가 의사가 없다면 무응답으로 일관했을 것인데 형식적이나마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은 좋은 징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이 북한을 초청할 국제대회는 동아시아역도연맹 결성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대회다.

최성용 역도연맹 회장이 동아시아역도연맹 회장을 겸하며 초대 대회를 국내에서 치르기로 결정했고 구체적인 개최지를 물색 중이다. 한국 이외에 중국, 일본, 대만, 몽골 등 연맹 회원국들이 참가하며, 성적에 따라 2020도쿄올림픽 출전 자격 점수가 부여된다.

관건은 향후 북한의 확답이다. 역도연맹은 평양에서 지난 20~27일 열린 유소년·주니어 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북한 역도 관계자와 접촉해 내년 동아시아 대회 출전에 대한 확답을 받으려 했다.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때도 남·북 역도 관계자들은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평양 대회 기간에 논의가 더 진전되지는 못했다. 북한 관계자들이 한국과의 접촉을 피한 탓이다.

경기장을 이따금씩 찾은 평양 시민들이 한국 선수의 경기 때마다 자리를 비우는 등 대회 기간 북한은 한국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는 듯 움직였다. 남·북 역도 관계자들도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는 정도 이상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 가능성을 낮다고만 볼 수는 없다. 역도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AWF나 국제역도연맹(IWF)도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며 “북한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참가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공인 국제대회를 적어도 6차례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 동아시아 대회도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역도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하려는 북한이 AWF나 IWF가 출전을 권고한 대회를 마다하면서 올림픽 참가를 포기하고 국제 무대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상황은 초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논의가 시작된 태국처럼 북측 관계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제3국’이라면 남·북간의 접촉도 수월할 것이라고 역도연맹은 보고 있다. 12월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IWF 월드컵에서 북한의 동아시아 대회 참가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역도연맹은 11월 북한에 공식적으로 대회 참가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다.

평양대회에 임한 한국 선수단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무사히 귀국했다.

평양 | 공동취재단·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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