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韓관객 인정받아 행복, 논쟁 환영” (종합)

입력 2019-10-30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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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韓관객 인정받아 행복, 논쟁 환영” (종합)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신작 ‘날씨의 아이’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신카이 감독은 흥행에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한일 양국 청춘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고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출품되며 전세계 주목을 받은 ‘날씨의 아이’는 ‘너의 이름은.’으로 전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도시에 온 가출 소년 호다카가 하늘을 맑게 하는 소녀 히나를 운명처럼 만나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비밀 이야기다.


30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선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이날 "드디어 이렇게 한국에 올 수 있게 돼 안심된다. 개봉일이 연기되기도 해서 한국에 못가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올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인다“며 ”'너의 이름은.'때 한국에 오고 '3년 뒤에 신작으로 한국에 다시 찾아오겠다' 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내한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을 특히나 좋아한다. 처음 영화를 만들었을 때 한국 관객들이 ‘이것이 영화다’라고 처음 인정을 해줬기 때문”이라며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라는 작품인데 상도 받고 상영도 된 것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후 매번 영화를 만들 때마다 한국을 왔고 친구도 생겼고 추억도 많아졌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 곁에 한국인들이 있다”라고 애정을 덧붙였다.

앞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대표작 ‘너의 이름은.’은 2017년 국내 개봉 당시 신드롬을 일으키며 371만 관객을 돌파했고 역대 일본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일본 내에서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타이타닉’ ‘겨울왕국’ 뒤를 이어 4위를 차지하며 애니메이션계의 새로운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장편 영화를 만들면서 함께 하는 팀도 많아졌다. 희미한 자신감이 생겼다. 10대 때 미야자키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위안을 받았다. 나 역시 지금의 10대들에게 위로, 위안을 하고 싶다”며 “‘너의 이름은.’ 흥행이 차기작을 만드는 데 큰 부담이 되진 않았다. 히트 시키려고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희망찬 메시지가 인상적이지만, 전작과는 다른 빈곤함이 그려진다. 이에 대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전작과 달리 이번 영화 주인공들은 경제적으로 빈곤하다. ‘너의 이름은.’의 경우 동경하게끔 하고 싶어서 반짝이는 느낌을 내려고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고 사회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 동경하더라도 ‘어차피 그런 집에서 살 일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고 ‘날씨의 아이’ 속 주인공들의 상황을 빈곤하게 정한 이유를 전했다.

특히 호다카 역을 맡은 다이고 코타로는 2000명이 넘는 치열한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완벽한 목소리 연기로 호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8월 ‘봉오동 전투’에 출연해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신카이 감독은 “‘봉오동 전투’에 출연한 것을 알지 못했다.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 캐스팅을 한 것이다. 다이고는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끌었다. 뛰는 장면을 더빙할 때는 직접 뛰고 땀에 젖어서 녹음실에 들어오기도 했었다”고 에피소드를 추억했다.


또 감독에 따르면, 최근 일본 사회는 자연 재해에 불안해 하고 있으며 영화에도 이런 부분을 담았다. 영화 결말에 대해 신카이 감독은 “사람들의 반발을 각오하고 만든 부분이다”라며 “호다카는 사회가 아닌 히나를 우선시했고, 그래서 도쿄가 물에 잠겼다. 하지만 호다카 한 명의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 맑음을 원했던 사람들은 도쿄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고, 그들을 위해 희생되는 사람이 히나다. 호다카는 그런 히나를 구하기로 한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호다카가 이기적이라고 단정하고 싶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두렵지 않다. 실제 일어난 재해를 영화화할 수 있는 것이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이다”라며 “영화를 만들고 내보였을 때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을 관찰한다. 관찰을 통해 다음 작품을 기획하기도 한다. 그래서 의견, 논쟁이 많았으면 한다. 하지만 영화 외적으로 나 자신을 공격하거나 논쟁하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충을 덧붙였다.

‘날씨의 아이’는 지난 7월19일 일본에서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너의 이름은.’ 대비 128.6%의 기록으로 성공적인 시작을 거두었다. 지난 10월 7일 기준 1011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종 관객수 1928만 명을 기록, 2019년 개봉작 중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던 ‘알라딘’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오늘(30일) 국내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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