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도 감탄시킨 ‘김지영’ 숨은 주역들

입력 2019-11-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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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배우 김미경-공민정-박성연(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명품조연 김미경·공민정·박성연
주변 인물 생생하게 그려 큰 공감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원작소설로 구축한 팬들의 열띤 반응을 넘어 다양한 세대로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상영 둘째 주말로 향하는 10월 31일 현재 누적 200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육박하며 달아오르는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 혹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도 공감을 안겨주는 캐릭터와 이를 섬세하게 완성한 배우들의 힘이기도 하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이들은 때로 주연 정유미와 공유보다 탁월한 모습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기며 고개까지 끄덕이게 하는 숨은 주역들이다. 김지영 친정엄마 역의 김미경, 언니로 호흡을 맞춘 공민정, 직장상사이자 인생의 선배인 김 팀장 역의 박성연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세 배우가 연기하는 인물들은 각기 다른 위치에서 관객의 공감대를 이끄는 결정적 촉매제로 활약한다. 자신을 희생해 형제들을 뒷바라지했고, 여전히 딸을 위해 희생하려는 엄마. IMF 외환위기 여파 탓에 등록금이 싼 교대에 진학한 맏언니. 출산하고 한 달 만에 복직해 악착같이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팀장. 모두가 일상 가까이에서 보아왔음직한 이들이다. 원작소설보다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려진 인물들 덕분에 원작자 조남주 작가 역시 “소설에서 한 걸음 나아간 이야기”라고 호평했다.

이처럼 활자 속 인물을 생생하게 구현해낸 이들은 모두 연극무대 출신이다. 여전히 공연에 참여하면서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고 있다. 또 다양한 이야기의 영화를 통해서도 내공을 드러내왔다.

공민정과 박성연은 아직은 관객에게 다소 낯선 얼굴이다. 하지만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눈도장을 받고 또 다른 무대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 김미경은 이미 ‘또 오해영’ ‘마음의 소리’ 등 많은 드라마에서도 활약해 온 연기자다. 친숙한 얼굴이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동안 미처 내보일 기회가 없었던 저력을 과시하면서 새삼스레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관객 평가 가운데 단연 자주 눈에 띄는 ‘엄마가 생각나는 영화’라는 평가도 김미경으로부터 나온다.

이들 탁월한 배우들을 적극 기용해 ‘82 년생 김지영’의 ‘드림팀’을 구성한 이는 연출자 김도영 감독이다. 연극배우로도 활동한 감독은 “‘연기장인’이라고 불러야 할 김미경 배우는 매번 집중하는 모습으로 현장 스태프와 연기자들을 감탄시켰다”며 “박성연과 공민정까지 섬세한 표현과 연기를 보여준 덕분에 연출하는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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