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봄…공격적인 미디어 정책이 가져온 변화

입력 2019-11-0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2019년의 K리그는 시즌 내내 ‘따스한 봄날’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부터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금까지도 축구장은 뜨겁게 타오른다. 불볕더위가 본격 시작된 7월 K리그1 누적 관중이 1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달 초에는 K리그1·2 누적 관중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

축구 팬들의 관심이 연중 내내 지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차원의 과감한 미디어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끊임없이 K리그의 존재를 노출시키는 데 주력했다”는 것이 연맹 관계자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연맹은 올해 1월 자체 조직개편을 통해 온라인 홍보 강화를 위한 뉴미디어팀을 신설했다. 국경이 없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용할 충분한 컨텐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기존 관련 업무를 담당한 홍보·마케팅 부서는 미디어 응대 및 관리·스폰서 영업에 더욱 주력할 수 있게 됐고, 뉴미디어팀은 중계방송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널 관리, 온라인 컨텐츠 제작 업무를 전담하자 전방위적인 컨텐츠 생산이 이뤄질 수 있었다.

특히 K리그를 주제로 3~4월에 걸쳐 6회 분량으로 유튜브와 네이버TV, 카카오TV에 방영된 웹 드라마(투하츠)는 그야말로 인기 폭발이었다. 기존 K리그 팬들은 물론이고, 축구에 크게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까지 끌어들이는 효과를 누렸다.

아프리카TV 채널에도 연맹은 주목했다. 그 결과 인기 BJ들이 개인방송과 현장 홍보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K리그를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유명배우 출신의 강은비가 주요 경기장을 찾아 K리그를 직관하고, 게임 및 축구BJ 릴카가 K리그 유니폼을 품평하면서 차츰 K리그는 삶의 일부로 녹아들었다.

K리그 공식 스폰서이자 세계적인 스포츠 게임 브랜드 EA스포츠가 후원하는 ‘이달의 선수상’ 주인공을 선발할 때 팬 투표(30%) 비율을 늘린 것도 파격적인 시도였다. 팬들이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을 불어넣는 효과가 컸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컨텐츠 생산과는 별개로 리그 운영 시스템 개편도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부터 K리그1 12개 구단들은 3월 29일부터 8월 30일까지 한 차례씩 금요일 경기를 개최했다. 주말 라운드 6경기 가운데 한 경기를 금요일로 옮겨 치르는 일명 ‘프라이데이 나이트 풋볼’이다. 주중경기 역시 기존 수요일을 화요일까지 늘렸다.

이유는 물론 미디어와 방송중계를 통한 노출 확대. 이미 전반 킥오프 시간대를 지난해부터 오후 2시와 4시로 분산(2017년까지는 오후 3시 동일)한데 이어 매치데이를 추가 분산시킨 결과, K리그는 더욱 뿌리를 내리게 됐다.

동시에 연맹은 K리그2에 한해 자체중계라는 과감한 시도까지 했다. 지역SO와 외주 제작사 등이 중심이 된 기존 방송사에서 제작한 중계방송을 올해부터 연맹이 해설진을 포함한 전문 인력과 중계 장비를 직접 운용했다.

이전에는 경기마다 중계방송 품질이 다르고 인터넷 중계에 초점을 맞춘 제작이었지만 지금은 연맹이 고품질 중계방송 피드를 제작해 방송사와 뉴 미디어에 전달하는 형식으로 역할이 분담됐다. 또 K리그2 전문 중계채널(스카이스포츠, 생활체육TV)을 확보했다.

K리그 한 구단 관계자는 “K리그를 매일 보고, 접하는 환경이 조성되며 관중도 늘어났다. 구단 홀로 홍보활동을 하는 시스템이 아닌, ‘모두가 함께 하는’ 형태로 전환됐다. 홈경기를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현장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