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를 즐긴’ 대전 코레일…고질병 ‘빈공’이 아픈 수원

입력 2019-11-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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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코레일과 수원 삼성이 6일 대전한밭운동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우승을 향한 첫 길목에서 사투를 벌였지만 환하게 웃은 쪽은 없었다. 볼을 놓고 몸싸움을 하고 있는 수원 최성근(왼쪽)과 코레일 조석재.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프로·아마추어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FA컵의 묘미는 반란이다.

K리그1 ‘왕년의 명가’ 수원 삼성과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이 묶인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의 약자는 코레일이다. 절대 다수가 통산 4회(2002·2009·2010·2016년) 정상에 오른 수원의 우세를 점치면서도 코레일의 반란을 기대한다.

일단 6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은 0-0으로 끝났다. 원정 다 득점 원칙상 코레일이 유리해졌다. 두 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리턴매치를 갖는다.

울산 현대(32강)~강원FC(16강)~서울 이랜드(K리그2·8강)~상주 상무(4강)를 돌려세운 뒤 창단 첫 FA컵 결승에 오른 코레일의 모토는 분명하다. 김승희 감독은 “축제를 즐기자”는 메시지를 제자들에게 전했다. 여러 모로 수원이 앞선다. 코레일은 이전까지 FA컵에서 20승(7무17패)을 챙긴 반면 포항 스틸러스와 공동 최다우승(4회)의 수원은 42승(19무12패)이다.

다만 상대전적은 예상을 뒤엎는다. 과거 코레일은 수원을 상대로 2전 전승을 했다. 한국철도 시절인 1999년 1회전 1-0, 2년 뒤 2회전에서 2-0으로 이겼다. 무실점 전승의 역사는 큰 자신감이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내셔널리그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내년 1~7부까지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대한축구협회의 방침에 따라 코레일은 3부 리그 격인 K3에 합류한다.

‘실업팀’ 타이틀을 달고 올 시즌 최후의 생존자로 기억될 코레일은 이미 위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울산현대미포조선(해체)이 내셔널리그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찍은 2005년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코레일은 14년 뒤 한 계단 더 올랐다.

경기는 원정 팀이 주도했다. K리그1 득점왕을 노리는 호주 골게터 타가트와 전세진,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홍철 등 풀 전력을 동원한 수원이 우세했다. 코레일은 전반 8분 김상균의 부상으로 이른 교체카드를 꺼냈다. 그래도 애절하게 싸웠다. ‘선 수비-후 역습’ 전략의 코레일은 전반 42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이관표의 슛이 크로스바를 튕겼다.

후반 들어 수원이 승부수를 띄웠다. 아껴둔 염기훈을 투입했다. 앞선 K3리그 화성FC와의 4강 홈 2차전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한 그는 올해 4골과 함께 역대 9골을 기록 중인 베테랑이다. 하지만 코레일의 투지도 만만치 않았다. 끈끈한 수비로 버티다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당황한 쪽은 수원이었다. 시즌 내내 아쉬웠던 마무리가 이번에도 되지 않았다. 수원은 쫓기게 됐고, 코레일은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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