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도’와 포수‘만’의 차이…롯데가 바라는 외인 포수

입력 2019-11-12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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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성민규 단장. 스포츠동아DB

거인의 안방을 지키는 외국인? 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포수 운영을 검토 중이다. 이유 있는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2020시즌을 앞둔 롯데는 외인 조각에 한창이다. 브룩스 레일리와 재계약이 유력한 가운데, 나머지 두 자리를 고민 중이다. KBO 실행위원회가 내놓을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에 따라 ‘타자 2명·투수 1명’ 활용 가능성도 열려있긴 하지만, 아직 이를 구체화할 단계는 아니다. 롯데가 다각도로 후보를 검토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최근 “외국인 포수 영입 가능성이 꽤 높다. 그저 ‘언론 플레이’로 하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이지영과 김태군이라는 자원이 있지만 이들에게 ‘오버페이’는 결코 하지 않겠다는 각오이자 과거 ‘패닉 바이’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역대 KBO리그에서 외국인 포수는 성공한 사례가 없다. 당장 2019년 크리스티안 베탄코트(NC 다이노스)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성 단장은 “포수도 볼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이 아닌 전문 포수를 영입하면 된다. 소통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록을 살펴봐도 포수에게 엄청난 타격을 기대하긴 어렵다. 조정득점생산(wRC+)은 리그 평균 공격 생산력을 100으로 가정하는 지표다. 가령 wRC+ 110의 타자는 리그 평균보다 10% 더 높은 생산력을 보였다는 의미다. 2019시즌 포수 포지션의 wRC+를 살펴보면 양의지가 버틴 NC 다이노스(144.6)와 최재훈을 중심으로 한 한화 이글스(110.2)를 제외하면 모두 100 이하였다. 그 중에서도 롯데는 16.4로 리그 최하위였다. 롯데 포수진의 생산력은 리그 평균 수준보다 83.6% 떨어졌다는 의미다.

만일 롯데가 리그 평균 수준만큼의 공격력을 기대할 외국인 포수를 데려온다면 타선의 위력은 순식간에 훌쩍 뛴다. 여기에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수비력 강화까지 계산한다면 외국인 포수의 가치는 타 팀보다 롯데에 더 클 수밖에 없다. 2019시즌 외국인 타자는 평균 wRC+ 135.4를 합작했다. 이보다 살짝 못 미치는 자원을 데려오더라도 롯데로서는 가장 약한 포지션을 평균 이상 수준으로 탈바꿈 시키는 셈이다.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롯데의 2020시즌 준비 과정이 심상치 않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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