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등판’ 2019 이승호, 2008 김광현처럼

입력 2019-11-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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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대표팀 이승호.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대표팀의 슈퍼라운드 마지막 선발투수는 이승호(20·키움 히어로즈)다.

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3승 1패를 기록,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일본과의 결승전을 확정지었다.

대표팀은 16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에 선발투수로 이승호를 예고했다. 1999년생으로 대표팀 투수진 중에서 가장 어린 선수다. 2017 KIA 타이거즈 2차 1라운드 4순위로 지명을 받았고,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로 팀을 옮겨 현재까지 뛰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자원으로 어린 나이에도 팀에서 중용 받는 자원이다. 2018년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호투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고, 2019년에는 선발투수로 풀시즌을 소화했다. 올해 성적은 23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4.48이다. 대표팀에 와서는 서울 예선 쿠바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만 20세, 약관의 나이에 한일전 선발투수로 나선다는 점에서 묘하게 대표팀 ‘에이스’ 김광현(31·SK 와이번스)과 모습이 겹친다. 둘 모두 좌완투수인데다 어린 나이부터 프로팀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이제는 한일전 선발투수 경험까지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8년의 김광현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그야말로 일본 킬러의 면모를 보였다. 예선 4차전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이후 4강전에서는 8이닝 2실점 철벽투로 대표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해 2008년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친 그는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좌완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그 공이 2019년의 이승호에게 넘어 왔다. 한일전 선발투수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좀처럼 흔한 기회가 아니다. 대회 결승 진출 확정으로 16일 한일전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 해도 그 경기 타이틀 자체가 가지는 책임감은 무겁다.

어린 나이에도 큰 경기 경험이 적지 않은 이승호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는 11년 전 김광현이 걸었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을까. 한국야구의 미래라 불리는 이승호의 투구에 더욱 더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도쿄|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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