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s브라질 평가전] 연속 무득점 벤투호 골 갈증 해소할까

입력 2019-11-17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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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골 갈증이 심각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대표팀은 14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4차전 레바논 원정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달 15일 평양 원정에서 북한과 무득점·무승부 이후 2경기 연속 졸전이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연속 무득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한국축구가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건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홈)과 우즈베키스탄전(원정)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사실 원정의 불리함은 누구나 인정하는 대목이다. 평양은 말할 것도 없고 베이루트도 부담스러운 장소다. 과거 악몽도 있었다. 중계방송으로 확인된 잔디 상태는 엉망 그 자체였다. 어쩌면 경기 하루 전날 도착해 적응 훈련도 없이 경기를 뛴 건 패착이었다. 게다가 무관중은 원정팀에 유리한데도 손에 쥔 게 없다. 특히 실력차가 많이 나는 상대에게 단 한골도 뽑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실망스럽다.

상대 밀집 수비도 빼놓을 순 없지만 우리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느리면서 부정확한 패스, 그리고 미흡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황의조(보르도)의 골대 불운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공격은 없었다. 우리가 비록 조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팬들의 반응이 차가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벤투 감독도 경기 후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면서 “크로스를 시도한 뒤 문전에서 헤딩에 이은 세컨드 볼 공략을 노렸는데 실패했고, 중앙 돌파를 통해 상대를 흔들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고 아쉬워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그 상대가 브라질이다. 한국은 19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브라질은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한국(39위)으로선 벅찬 상대다. 역대 전적에서도 1승4패다.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는 1999년 3월 잠실(1-0)에서 이뤄졌다. 그동안 평가전이 모두 국내에서 열려 원정에서 브라질을 만나는 건 처음이다.

벤투호의 특징 중 하나는 아시아권보다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경기에서 돋보였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레바논전에서 봤듯 FIFA 랭킹이 승부의 절대 요인은 아니다. 또 벤투호엔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잘츠부르크), 황의조 등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골잡이들이 즐비하다.

이번 브라질전은 올해 최정예로 나서는 마지막 A매치다. 다음 달 부산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12.10~18)이 열리지만 이는 FIFA가 주관하지 않아 유럽파 차출이 불가능하다.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한국축구가 브라질을 상대로 골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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