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FA 시장, 2차 드래프트의 안방을 주목할 이유

입력 2019-11-17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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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지영.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개장 2주째를 맞이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유독 잠잠하다. 본격 개장 전부터 나왔던 ‘최대어가 없다’는 지적이 현실이 되는 가운데, 20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쓸만한 자원이 여럿 시장에 나온 안방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키움 히어로즈는 13일 ‘집토끼’ 이지영(33)과 3년 총액 18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올 스토브리그 FA 1호 계약이었다. 이지영은 김태군(30·NC 다이노스)과 더불어 시장에 나온 포수 자원이다. 포스트시즌 활약이 더해지며 여러 팀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장 이후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었고 결국 원 소속팀에 남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도 이지영에게 접촉했지만 선수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계약 내용이 키움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에 이지영은 별다른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키움이 이지영과 계약을 발표하자 롯데는 포수 FA 영입전 불참을 선언했다. 김태군마저 잡지 않겠다는 의지다. 롯데는 현재 성민규 단장 주도로 물밑에서 붙박이 외국인 포수의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로 쓸만한 포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10개 구단은 지난 10일,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KBO에 제출했다. 올해 열리는 2차 드래프트에서는 각 팀의 ‘41번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 가운데 준척급 포수들이 여럿 포함됐다. 야구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17일 “롯데가 보호 명단에서 제외된 포수들의 정보를 다각도로 얻고 있다. 경기에 자주 나오지 못한 이유나 현재 몸 상태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41번째 선수라면 각 팀의 1.5군 내지 2군급 자원으로 분류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선수라도 구단의 기조나 이해관계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진다. 기존 팀에서 벤치 멤버 수준의 선수라도 타 팀으로 이적해 어떻게 꽃을 피울지는 아무도 모른다. 2차 드래프트에서 풀리는 선수들을 단순히 41번째라는 기준으로만 봐선 안 되는 이유다. 실제로 경험 많은 베테랑 자원부터, 일발장타에 강한 어깨를 갖춘 포수도 시장에 나왔다. 비단 롯데가 아니더라도 포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한 번쯤 긁어볼 만한 복권들이다.

팀 전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FA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잠잠한 FA 시장. 하지만 10개 구단의 물밑 눈치싸움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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