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속 ‘여성들 이야기’ 심상찮다

입력 2019-11-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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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이영애, 정유미, 박지후(왼쪽부터) 등이 나란히 여성의 삶과 성장, 사랑 등을 소재로 관객과 이야기를 나눈다. 주연으로 나선 각 영화를 통해 공존과 이해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26컴퍼니·롯데엔터테인먼트·엣나인필름

■ 김희애의 ‘윤희에게’ 상영관 확대 요청…박지후의 ‘벌새’ 개봉전 화제

‘82년생…’으로 시작된 여성 서사
공감대 형성하며 잔잔한 인기몰이
내년에는 김혜수·라미란 등 바통


깊어진 여성 서사가 스크린을 채우고 있다. 여성의 삶과 그 안에서 마주하는 사랑, 성장 등을 섬세하게 그리는 작품들이 이어진다. 연기자 김희애, 이영애, 정유미, 박지후 등이 올해 그 또렷한 흐름을 이끈 그 주역이라면 내년에는 김혜수, 라미란, 박신혜·전종서 등이 뒤를 잇는다.

여성 서사에 주목해 먼저 화제가 된 영화는 정유미 주연의 ‘82년생 김지영’이다. 17일 현재 350만여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한 영화는 결혼해 아이 낳고 사는, ‘평범한 여자’ 김지영의 일상을 통해 삶의 가치를 되짚는다. 14세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은 김보라 감독 연출, 박지후 주연 ‘벌새’는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4만 관객을 모으며 올해 한국영화의 중요한 작품으로 남았다.

14일 개봉한 김희애 주연 ‘윤희에게’는 꿈이 꺾인 채 살아가는 중년여성이 과거 첫사랑과 만남을 통해 잊고 지내던 자아를 찾는 이야기로 공감을 얻고 있다. 엄마의 꿈을 일깨우는 딸의 역할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에 힘입어 15일 전일 대비 관객비율이 가장 크게(47.5%P) 올랐다. 주말인 16일과 17일에도 비교적 적은 상영횟수(400여 회)에도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아 SNS에서는 ‘상영관 확대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27일 개봉하는 이영애의 ‘나를 찾아줘’도 실종된 아이를 찾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잔혹한 세상에 맞닥뜨린 여성의 사투를 그린다.

이처럼 여성 서사를 그려내는 작품들은 ‘공존’과 ‘이해’를 기치로 내걸고 있다. ‘82년생 김지영’의 제작사인 봄바람영화사의 박지영 대표는 “세상의 절반인 여성의 삶을 이해해 또 다른 절반과 함께 공존하자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성 서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상황은 그동안 여성 이야기와 캐릭터에 ‘갈증’을 호소해온 배우들에게도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김희애는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 우리(여성)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여성이 전면엔 나선 영화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돌이킨 그는 “여성 서사가 이어져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여성 이야기는 계속된다. 김혜수가 사라진 소녀를 찾는 형사로 나서 이정은, 김선영 등과 함께하는 ‘내가 죽던 날’, 3선 국회의원의 다선 도전기인 라미란의 ‘정직한 후보’, 박신혜·전종서의 스릴러 ‘콜’ 등 여성 원톱 혹은 투톱 영화가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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