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지도자 첫 걸음 박정진 코치 “한화에서 20년, 모든 게 편하다”

입력 2019-11-18 12: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박정진 코치.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는 9위에 그친 2019시즌을 마치기 무섭게 마무리훈련에 돌입했다. 전 구단을 통틀어 가장 이른 10월 15일부터 충남 서산의 전용연습구장에 가을훈련캠프를 차렸다. 40명 가량의 1·2군 선수들로 북적이는 그곳에서 유독 낯익은 얼굴의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10월말 한화가 발표한 2020시즌 1군 코칭스태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정진 코치(43)다.

2018시즌을 끝으로 20년간의 프로선수생활을 마감한 박 코치는 지난 1년간 프런트에서 다양한 업무를 익혔다. 전력분석, 외국인선수 정보수집 등이 주요 일과였다. 1년 가까이 재충전한 뒤 최근 새로 부여받은 임무가 불펜코치다. 정민태 투수코치를 보좌하는 자리다. 지도자로는 첫 걸음이다.

아직은 모든 것이 어색할 법하지만 박 코치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편하게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한화에서만 20년을 뛰어서 모든 게 편하다”며 “한용덕 감독님도 나를 오랫동안 지켜봐주셔서 편하고, 정민태 코치님한테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박 코치는 1999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뒤 한 차례도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았다. 그 스스로 “형, 선배라고 부르다가 코치님이라고 불러야 하니 나보다는 선수들이 어색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1군 통산 691경기(789.1이닝)에 등판해 45승43패35세이브96홀드, 평균자책점 4.55를 올린 팀의 레전드 투수들 가운데 한 명이다. 선수에서 코치로 역할만 달라졌을 뿐, 한화에 대한 애착과 열정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

그런 박 코치에게 선수도, 코치도 아닌 프런트 업무연수로 보낸 지난 1년의 시간은 꽤나 유익했던가 보다. 그는 “선수로서 구단 사무실을 들락거릴 때는 (프런트 분위기가) 낯설었는데, 차츰차츰 익숙해지니까 편했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 책도 보고, 여러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고 되돌아봤다.

‘중간자’로 보낸 그 시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 여름 미국연수다. 박 코치는 “80일 동안 미국으로 건너가 주로 마이너리그 경기를 관전했다. 그라운드나 덕아웃이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느낀 게 많았다”며 “물론 우리(선수·지도자)는 이겨야 하지만, 팬의 입장에선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하나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도자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코치 박정진’이 앞으로 후배들에게 줄기차게 강조할 제1의 가치이자, 덕목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