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청룡영화상’ 기생충 최우수작품 5관왕, 정우성·조여정 주연상

입력 2019-11-21 2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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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청룡영화상’ 기생충 최우수작품 5관왕, 정우성·조여정 주연상

영화 '기생충'이 제40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남녀주연상은 '증인' 정우성, '기생충' 조여정에게 돌아갔다.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선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배우 이병헌은 이날 오프닝 프레젠터로 등장해 "어린 시절 영화광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극장을 다니면서 영화에 대한 꿈을 꾸었고 배우의 꿈을 이루었다"라며 "한국영화가 올해 100주년이다. 한국 영화는 쉼 없이 발전했다. 무성 영화가 유성으로, 흑백 영화에는 색이 입혀졌다. 무엇보다 한국 관객들의 관심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지치고 힘든 우리 삶에 큰 선물이 됐다. 한국 영화는 앞으로 우리 삶에 땀, 꿈, 희망으로 다가가겠다. 100년 동안 감사했다. 이제 또 한 번 새 미래를 써보겠다"고 영화인들을 대표해 한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어 MC 김혜수, 유연석이 등장해 제40회 청룡영화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신인남우상은 스크린 데뷔작 '양자물리학'에 출연한 배우 박해수가 받았다. 박해수는 "감사하다. 오늘 생일이다. 부모님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하며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시상식장에 오면서 내가 태어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셨다고 생각하겠다"라고 소감을 덧붙였다. '양자물리학' 제작진, 소속사 관계자들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신인여우상 수상의 영예는 배우 김혜준에게 돌아갔다. 김혜준은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고, 무대에 올라서는 "'미성년'을 만난 모든 순간이 행복하고 따뜻했다. 김혜준이라는 배우 자체가 늘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일깨워준 김윤석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 건강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소감을 말하며 울먹였다.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은 '봉오동 전투'(5위), '완벽한 타인'(4위), '엑시트'(3위), '기생충'(2위)를 제치고 '극한직업'이 받았다.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은 "관객들이 만들어 준 놀라운 결과로 인해 큰 힘을 받았다. 그 힘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에 사용하겠다"라고 팀을 대표해 소감을 말했다. 이에 '극한직업' 류승룡, 이하늬는 감독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웃음까지 선사했다.

'엑시트' 이상근 감독은 신인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적재적소 유머와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가다. 이상근 감독은 "잊지 못할 한 해를 만들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조정석, 임윤아 배우에게도 고맙다. 엔딩곡에 참여한 가수 이승환의 데뷔 30주년도 축하한다"라며 제작진, 투자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정석, 임윤아는 감독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으려고 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태프들의 공로를 인정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기술상은 '엑시트' 스턴트 윤진율과 권지훈 무술감독이, 촬영조명상은 '스윙키즈' 김지용과 조규영 감독, 편집상은 '스윙키즈' 남나영 감독이 받았다. 이어 '사바하' 김태성 감독이 음악상을, '기생충' 이하준 감독이 미술상을, '벌새' 김보라 감독이 각본상을 받았다.

이광수와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는 이날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이광수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좋은 상까지 받은 것을 보니 올 한 해 못 살지는 않은 것 같다", 이하늬는 "감사하다. 받을 줄 모르고 운동화 신고 있다가 급하게 구두로 바꿔 신었다. 우리는 '극한직업' 팀이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치킨집 동업자를 묻는 질문에 "류승룡과 함께 하겠다. 리더로서 항상 존경하다. 나랑 치킨집 할 것이지?"라고 답해 웃음을 선사했다.

복무 중인 박형식은 군복을 입고 등장, 경례를 했고 "제대 후에는 어떤 역할이라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군복무 중이라 그렇다. 열심히 갈고닦고 있겠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임윤아는 "큰 자리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 영광이다. '엑시트'를 사랑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조정석을 응원하는 수신호를 보내달라는 요구에 "따따따따따"라고 '엑시트' 명대사를 날려 재미를 더했다. 조정석 역시 "따따따"로 화답했다.


특히 김우빈은 이날 단편영화상 시상자로 참석했다. 김우빈은 2017년 5월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치료 및 요양에 몰두해 왔다. 2년 6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참석한 그는 "떨린다. 오랜만에 다시 인사드린다. 어떤 말로 시작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다른 어떤 말보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겠다. 몇 년 전에 몸이 안 좋았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줬고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해주셨다. 덕분에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었다"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김우빈은 '밀크' 장유진 감독에게 단편영화상 트로피를 건넸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각각 '국가 부도의 날' 조우진과 '기생충' 이정은이 받았다.

조우진은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라고 말을 시작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훌륭한 작품에 참여하게 해 준 제작진 감사하다. 늘 나를 신나고 긴장되게 해주는 김혜수 정말 감사하다. 소울메이트인 소속사 식구들도 고맙다. 부족한 나를 채워주는 팬 여러분들 감사하다"라며 "버텨야만 한다면 이 상을 지표 삼아서 나아 가겠다. 집에 있는 두 여자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라고 소감을 덧붙였다.

이어 이정은은 영화 속 남편 박명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요즘 나에게 '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 얼굴, 이 몸매에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기생충'으로 주목을 받으니까 겁이 났다"라며 울먹이면서 '기생충' 팀에게 영광을 돌렸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영광이다. 함께 후보에 오른 훌륭한 감독님들에게 민폐를 끼친 것 같다. 하지만 나도 한국어 영화로는 청룡영화상을 처음 받는다. 너그러이 봐달라. 기쁘다"라며 "감독 구실 할 수 있게 해 준 모든 배우들에게 고맙다. 시간 많고 스케줄 없지만 영화제에서 안 불러줘서 집에서 보고 있을 최우식에게도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 영화에 가장 창의적인 '기생충'이 돼 한국 영화 산업에 영원히 기생하는 창작자가 되겠다"라고 각오했다.

남우,여우주연상은 정우성과 조여정이 받았다. '증인' 정우성은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는 말을 장난스럽게 하고 싶었는데 정말 무대에 오르게 됐다"며 수상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는 "다시 한번 김향기, 멋진 파트너와 함께 해 즐겁고 행복했다. 또 내 친구 이정재가 함께 기뻐해주리라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기생충' 조여정은 "감사하다. 여우주연상 부문은 저만 '기생충'이 받을 줄 몰랐나보다"라고 당황한 기색을 나타내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작품을 했을 때 배우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와 사랑받는 캐릭터는 다른 것 같다. '기생충' 캐릭터는 내가 정말 많이 사랑했다. 사랑도 했고, 사랑도 받아서 비현실적이었다"라며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내 짝사랑이라고 받아들이게 됐다. 언제라도 버림 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절대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원동력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이 상을 받았다고 사랑이 이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겠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청룡영화상에서도 최우수 작품상의 영예를 안으며 총 5관왕을 달성했다.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돌렸다. 송강호는 "천만 관객 돌파도 감사하고, 황금종려상도 영광스럽다. 더 큰 가치는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과 이런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는 큰 자긍심이 아닐까 싶다. 위대한 감독, 봉준호와 최고 스태프들, 훌륭한 배우들 덕분이다. 관객들에게 영광을 바친다"라고 배우를 대표해 소감을 말했다.

◆ 신인남-여우상 : 박해준(양자물리학), 김혜준(미성년)
◆ 한국 영화 최다관객상 : 극한직업
◆ 신인감독상 : 이상근(엑시트)
◆ 기술상 : 윤진율, 권지훈(엑시트)
◆ 촬영조명상 : 김지용, 조규영(스윙키즈)
◆ 편집상 : 남나영(스윙키즈)
◆ 음악상 : 김태성(사바하)
◆ 미술상 : 이하준(기생충)
◆ 각본상 : 김보라(벌새)
◆ 인기스타상 : 이광수(나의 특별한 형제), 이하늬(극한직업), 박형식(배심원들), 임윤아(엑시트)
◆ 단편영화상 : 장유진(밀크)
◆ 남우조연상 : 조우진(국가 부도의 날)
◆ 여우조연상 : 이정은(기생충)
◆ 감독상 : 봉준호(기생충)
◆ 남우주연상 : 정우성(증인)
◆ 여우주연상 : 조여정(기생충)
◆ 최우수작품상 : 기생충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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