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도 무섭다는 김세영 “통산 10승, 강심장이 돼버렸네요”

입력 2019-12-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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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LPGA 투어 통산 10승 금자탑을 쌓아올린 김세영이 2일 스포츠동아와 만나 통산 10회 우승을 뜻하는 손가락 10개를 활짝 펴보이고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여자골프는 올해 역시 메이저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냈다. 2015년과 2017년 달성했던 15승을 다시 한 번 합작해냈고,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이상 고진영), 신인왕(이정은6) 등 주요 수상자들을 배출하며 위상을 드높였다.

스포츠동아는 올 시즌 LPGA 투어 폐막을 맞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역대 최다 우승상금인 150만 달러(약 18억 원)가 걸려있던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통산 10승 금자탑을 쌓아올린 김세영(26·미래에셋)이다.

●“최종전 우승, 통산 10승 중 단연 최고!”

숨 가빴던 레이스를 마치고 귀국해 휴식을 맛보던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김세영은 최종전 우승 이야기보따리부터 풀어놓았다.

“많은 분들께서 내가 우승 직후 눈물을 흘렸다고 생각하시더라. 울지는 않았고 손으로 눈만 눌렀을 뿐이다. 물론 울컥한 감정은 올라오더라. 무엇보다 많은 동료들이 우승 순간까지 기다려줘 더욱 기뻤다. 축하 물세례도 많이 받았는데 고진영은 바지 주머니 속으로 물을 잔뜩 뿌리더라. 어릴 때부터 장난기가 많은 동생이었다, 하하. 축하를 많이 받은 만큼 조만간 LPGA 투어 동료들을 불러 뒤풀이를 할 계획이다.”

2015년 LPGA 투어 진출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쥔 김세영은 지난해까지 7차례 정상을 밟았다. 그리고 올해 3승을 추가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설렘’이라는 느낌이 희미해지던 터. 동기부여가 사라진 김세영에게 올 시즌 3승과 뜻 깊은 10승 금자탑은 반전의 계기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유독 극적인 승리를 많이 거둬 ‘승부사’ 혹은 ‘강심장’이라 불리는 김세영은 “나는 사실 무서운 놀이기구는 잘 타지 못한다. 이처럼 담력은 다소 약하지만, 대신 승부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10승을 채우면서 강심장이 된 기분이 든다”고 숨은 매력을 내놓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림픽 금메달, 정말 욕심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김세영은 4년 전 못다 이룬 꿈 하나를 새 시즌 목표로 그리고 있다. 바로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선배 박인비의 우승을 지켜만 봐야 했다.

“올림픽이란 무대는 운동선수들에게 상징적인 대회 아닌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만 4년 전에는 너무나 많은 준비를 했던 점이 문제였다. 섣부른 감정도 앞섰다. 그래도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자부심도 특별했다. 박세리 감독님께서 솥째 끓여주신 부대찌개도 기억이 난다.”

김세영은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6위다. 한국 선수로는 1위 고진영과 2위 박성현 다음으로 높은 순위. 지금 자리만 유지해도 올림픽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끝으로 김세영은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하나 있다. 외국 선수들이 ‘리우올림픽을 앞둔 2016년 1월부터 한국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너희들 사이에서 찬바람이 불더라’고 나중에야 귀띔을 해줬다”면서 “4년 전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제는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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