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U2 “우리 모두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

입력 2019-12-09 12: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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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 록밴드 U2(유투)가 결성 43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8일 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친 이들은 1976년 결성해 시대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노래에 담아온 이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했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원’을 부르면서는 “남한과 북한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고, ‘러브 이스 비거 댄 애니싱 인 잇츠 웨이’를 통해서는 “사랑은 어떤 것보다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U2는 43년 동안 활동하며 전 세계 1억8000만여 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고, 그래미어워즈를 총 22회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이번 공연은 U2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조슈아 트리’(1987) 발매 30주년을 기념하는 ‘조슈아 트리 투어 2017’의 연장선상이다.

보컬 보노(59)를 비롯해 디 에지(58·기타), 애덤 클레이턴(59·베이스), 래리 멀린 주니어(58·드럼)는 약 2시간15분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24곡을 연달아 불렀다. 고척돔에 모인 2만8000여 명의 관객들은 열정적인 떼창과 휴대전화 불빛을 무대로 비추는 퍼포먼스로 답했다.

3집 ‘워’의 타이틀곡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로 공연의 포문을 연 U2는 ‘아이 윌 팔로우’ ‘뉴 이어스 데이’ ‘프라이드’ 등을 열창했다.

‘웨어 더 스트릿츠 해브 노 네임’ ‘불릿 더 블루 스카이’ 등 U2 최고의 명반으로 꼽히는 ‘조슈아 트리’(1987)의 수록곡들이 무대의 열기를 더했다. U2의 대표곡 중 하나인 ‘위드 오어 위드아웃 유’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제공|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조슈아 트리’를 형상화한 돌출 무대와 가로 61m, 세로 14m에 달하는 초대형 스크린은 U2와 관객의 거리를 한껏 좁히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8K 해상도 LED 비디오 스크린은 각종 특수 효과로 무대 분위기를 시시각각 바꿨다. 돌출 무대는 U2의 화려한 무대 매너가 관객들에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도록 했다.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에 U2는 연신 감탄했다. 보노는 서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한국 대박이에요”라고 소리쳤고, 디 에지는 “얼른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뷰티풀 데이’ ‘버티고’ 등 관객에 친숙한 노래들을 앙코르 무대에서 8곡이나 선보였다. 이 때 레리 멀린 주니어는 한글로 ‘이천십구년 십이월 팔일’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관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U2는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성평등에 대한 목소리도 냈다. 이들은 ‘울트라 바이올렛’을 부를 때 무대 영상으로 평등을 위해 싸운 세계의 여성들을 소개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서지현 검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일제강점기 여성 화가 나혜석,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10월14일 사망한 가수 설리 등이 스크린에 담겼다.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도 이름을 올렸다.

공연이 시작되는 밤 7시 훨씬 전부터 고척돔에 모여든 관객들은 “역사적인 첫 내한”이란 점에서 감동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이경읍(66)씨는 “오랜 U2의 팬으로 이들이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에 감회가 남다르다”며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열심히 티켓팅했다”고 말했다. 언니와 공연을 즐긴 김혜진(39) 씨도 “워낙 어릴 때부터 U2의 노래를 듣고 자랐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싶어 찾아왔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공연을 관람했다. 9일에는 보컬인 보노가 문재인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접견한다. 보노는 빈곤과 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을 공동 설립하고 각종 평화운동을 전개해 2003년과 2005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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