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투데이] 윤지혜 “불행의 포르노 자체” 폭로…‘호흡’ 측 오늘 입장 발표

입력 2019-12-16 0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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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투데이] 윤지혜 “불행의 포르노 자체” 폭로…‘호흡’ 측 오늘 입장 발표

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 촬영 현장에 대한 불만을 폭로한 가운데, ‘호흡’ 측이 오늘(16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지혜는 14일과 15일에 걸쳐 장문의 글로 자신의 주연작 영화 ‘호흡’ 촬영 현장이 열악했고, 부조리했다고 전했다.

윤지혜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은 힘들겠지만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착각했다”면서 “이 작품(호흡)은 보통의 영화처럼 제작된 게 아니라 한국영화 아카데미(KAFA)라는 감독·촬영감독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선정된 졸업작품 형식이며 제작비는 7000만원대였다"며 "교육할 뿐 나머지 또한 다 감독이 알아서 해야 하는 구조로 소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나머지 외부 스태프들이 붙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윤지혜는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되었다.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히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에 하차해야 했고, 요란한 경적소리를 내며 저를 피해 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X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하면서 촬영 현장에서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면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도 동요하지 않으려 스스로 '더 좋은 작품하면 돼'라고 다잡으며 버티고 있는 저는 어제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되었다.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 한 번도 스케줄 부담주지 않고 묵묵히 무한 대기하며 다 맞춰줘서?”라고 자조했다.

또 윤지혜는 “제가 쥐어짜낸 정주가 범죄에 동참할 때 웃었다는 부족한 설정으로 온갖 죄책감을 뒤집어 씌우더니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웃고 찍힌 사진 하나로 제가 겪은 모든 고통이 괜찮아질 것 같은가?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 개 받으면 걸작인가?”라고 물으면서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고 저격했다.

마지막으로 “그런 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면서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제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신의 발언으로 갑론을박이 펼쳐지자 “주연배우로서 선배로서 보다 나은 해결 대안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말아 참여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면서 “묵인하는 것보다 털어놓고 벌어지는 이후의 일들을 감당하는 것이 제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제가 너무 괴롭고 죽을 것 같아서 참을 수 없게 되었다”고 추가적인 입장을 전했다.

이어 윤지혜는 “단편만 보고 이 상황에 대해 판단하지 말아달라. 저는 돈을 떠나 이 작품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노개런티 제안을 받았지만, 형식적으로라도 받기 위해 100만 원을 받았다”면서 “노동이라 친다면 최저시급도 안되는 정말 형식적인 금액이었고, 개인적인 희망은 돈이 아니라 현실적 문제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최소한의 세팅이 이루어지지 못한 현장에서 그 모든 결과의 책임은 최전방에 노출된 배우가 다 짊어져야 하게 되는 것이고 가중된 스트레스로 제게는 극심한 고통의 현장이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호흡' 측은 15일 동아닷컴에 "배우가 문제제기를 했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내일(16일) 반문이든 해명이든 정리해서 입장을 발표할 예정"고 밝혔다.

홍보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홍보 권한은 KAFA에 있다. 윤지혜가 글에서 언급한 웃는 모습을 담은 스틸 컷의 경우, 윤지혜 측의 요청에 따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심지어 SNS 문구까지 수정을 요청해서 수용했다"며 "개봉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억울함을 나타냈다.

한편 권만기 감독의 영화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윤지혜 분)와 납치되었던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김대건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KTH상,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 작품상, 제17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인디펜던트 등을 받았다. 12월 19일 개봉된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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