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이선균, 느리지만 따듯한 이선웅만의 강점 ‘먹먹함 선사’

입력 2019-12-25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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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음모와 피의 복수는 없지만, 직장인 검사들의 소소한 일상 속 공감으로 ‘힐링 타임’을 선사하고 있는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연출 이태곤, 크리에이터 박연선, 극본 이현, 서자연, 제작 에스피스, 총16부작)에서 이선균이 약자를 먼저 생각하는 따듯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이선웅(이선균)은 스타검사 차명주(정려원)가 자신이 공을 들이고 있던 정수실업 임금체불 사건을 가져간 것으로도 모자라 단순 합의로 끝내 버리자 불만이 턱 끝까지 찼던 바 있다. 합의를 유도해 체불된 임금의 일부만 지급한 후 피해자가 항의하면 오히려 업무방해로 고소해버리는 정수실업의 수법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그는 명주에게 합의는 절대 안된다고 ‘충고’했지만 명주는 선웅에게 “충고할 만한 기수가 아니”라며 일축했고 결국 사건은 합의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정수실업에서 임금체불의 피해자 김영춘을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김영춘이 정수실업 대표를 찔러 상해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선웅과 명주는 서로 이 사건을 자신이 맡겠다며 조민호(이성재) 부장에게 호소했다. 김인주(정재성)의 아이디어로 조민호(이성재) 밑에서 둘이 실무를 맡아 처리하기로 했지만 사사건건 의견이 갈리며 가뜩이나 안 좋았던 사이가 더욱 껄끄러워졌다.

상해사건에서 피의자 김영춘을 구속기소할 것인지, 불구속 기소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선웅은 김영춘이 우발적으로 일으킨 범행이 아니며 장애가 있는 아들만 두고 도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구속 기소를 주장했지만 명주는 살인미수는 중죄이며 김영춘의 범행이 계획적인지 우발적인지는 알 길이 없으므로 구속해 사건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웅이 불구속기소를 주장하자 명주는 선웅에게 “지나치게 온정적이며, 검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일침했다. 이 둘의 팽팽한 대립 사이 조민호 부장은 골머리를 썩었지만 결국 선웅의 말대로 불구속기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들의 논쟁은 피해자인 정수실업 대표가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하면서 허무하게 끝났다.

명주의 말대로 선웅은 어쩌면 공정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장애로 혼자 생활하기 힘들 김영춘의 아들까지 챙기며 피해자보다는 피의자에게 마음을 많이 쏟았다. 그럼에도 조민호나 장만옥이 선웅을 다그치지 않았던 이유는 약자를 먼저 생각하는 그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스타 검사도 아니고 유능하지도 않지만 이런 그의 따듯함과 인간적인 면모는 명주가 가지고 있지 않은 또 다른 강점인 것이다. 이선균은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로 선웅의 매력을 100%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4회 마지막 “만약 담당검사가 내가 아니었다면….”이라며 후회하는 선웅의 뒷모습은 검사라는 직업이 지닌 무게와 고민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먹먹함을 전했다.

검사들의 색다른 오피스 드라마 '검사내전'은 매주 월요일,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영된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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