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기수협회, 마사회와 ‘경마제도 개선’ 합의

사진=뉴스1

경마기수협회, 마사회와 ‘경마제도 개선’ 합의

한국경마기수협회(협회장 신형철)와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26일 ‘경쟁성 완화와 기수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에 전격 합의했다.

마사회는 11월 부산경마공원 故문중원 기수의 사망을 계기로 경쟁력 확대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의견수렴에 착수했다. 서울, 부경, 제주 경마관계자와 약 2주간에 걸친 설문조사와 총 9회에 걸친 경마관계자 상생발전위원회를 개최했다. 기수협회는 각 지부단위 총회 등을 거쳐 제도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한국경마기수협회가 대표해 경마제도 개선안을 2020년 1월 1일부로 시행키로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경마의 경쟁성 완화의 핵심인 승자독식의 경마상금 구조 개선이다. 경마관계자의 생활안정성 강화를 위해 상금 비율 조정 등을 통해 경쟁성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순위(1¤5위)에 따라 지급되는 순위상금의 1위 비중을 낮추고 하위순위 상금을 상향한다. 상금 편중현상을 완화해 기수, 말관리사, 조교사 등 경주마관계자의 소득안정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수의 생활안정을 위해 상위권 기수의 기승횟수 제한, 기승 기회 균등화를 통한 소득안정화 기반을 만들고, 최소 경주 참여만으로도 최저 생계비를 훨씬 상회하는 수입이 가능하도록 상금구조를 개선한다.

故 문중원 기수의 유서에서 언급된 ‘조교사 개업 심사’의 객관성과 투명성도 강화한다. 심사위원회의 외부 위원비율 과반수 이상 확대, 위원장 외부인 선임, 외부 참관인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심사위원회 제도의 투명성을 강화한다. 조교사 면허와 개업의 이중절차, 개업 대기기간 해소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외부 마사제도 도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부당 작전지시 등 경마의 공정성 확보와 기수들의 경주참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조교사나 마주의 부당지시에 대한 신고 포상금을 최대 5억 원까지 확대하고, 신고제도 활성화를 통해 부당 지시자는 최고 수위인 면허취소 등의 제재가 처분토록 할 예정이다. 공익신고자에 대해서는 사업장 이동 등 보호 프로그램도 함께 시행하여 경마의 공정성, 투명성을 더욱 강화한다.

신형철 한국경마기수협회 회장은 “마사회의 제도개선은 경마시행 역사상 최초라고 볼 수 있을 만큼 경쟁성을 축소하고 경주마관계자의 소득 안정성에 방점을 둔 것 같다. 기수협회도 본업인 기수로 돌아가 국민들에게 최고의 경주로 보답하겠다”라고 전했다.

김낙순 마사회장은 “유족과 기수협회가 요구했던 가장 핵심적인 사안인 경마제도 개선이 합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향후 경찰수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되도록 협조하고 책임자 및 부정행위자 관련자는 수사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주협회, 조교사협회 등 관련단체도 제도개선 합의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