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번 달고’ 토론토와 동반성장 다짐한 류현진, 어떤 리더십 보여줄까

입력 2019-12-3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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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Hello), 캐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2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공식 입단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입단식을 성대하게 치르며 새로운 1선발 투수를 반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새 둥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도 기존의 등번호 99번을 그대로 달고 뛴다. 토론토 소속 선수로는 최초로 99번의 주인공이다. 99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이자 캐나다의 국민영웅 웨인 그레츠키의 숫자이기 때문에 1977년 창단한 토론토에서 이 번호를 단 선수는 없었다. 토론토 구단 최초 99번의 주인공으로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류현진의 책임감도 그만큼 커졌다.

토론토 구단도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가 엄청나다. 28일(한국시간) 홈구장 로저스센터에서 성대한 입단식을 연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토론토 로스 앳킨스 단장은 “류현진이 가져다줄 성공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찰리 몬토요 감독도 “우리는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을 얻었다”고 했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최근 3년 연속(2017~2019시즌)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4위에 그쳤던 팀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도 류현진에게 주어진 과제다. 무엇보다 기존에 뛰었던 한화 이글스(KBO리그), LA 다저스 시절과 지금의 류현진은 입장 자체가 다르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한화에서 구대성, 정민철, 다저스에서 A.J 엘리스, 후안 유리베, 러셀 마틴 등 리더십이 뛰어난 베테랑 선수들로부터 터득한 것을 토론토에서 보여줘야 한다.

특히 내야의 핵심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0·3루수)와 보 비쉐트(21·유격수), 케번 비지오(25·2루수)는 물론 주전 포수 대니 잰슨(25)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젊은 피’다. 모두 투수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특히 토론토의 내야 수비에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독이는 것 또한 에이스, 즉 류현진의 몫이다.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년 시즌 사실상 개막전 선발로 내정된 류현진의 입단식에서도 토론토의 젊은 선수들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류현진은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뛰며 성장하고 있다”며 “굉장히 좋은 일이고, 그런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은 내게도 영광”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같이 해나가야 한다. 선수들에게 내가 다가갈 수도 있고, 그들이 뭔가를 물어볼 수도 있다. 서로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토와 ‘동반 성장’을 선언한 것이다. ‘리빌딩 팀’의 성장 과정에서 기둥 역할을 하는 것, 류현진에게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할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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