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언니’가 돌아왔다

입력 2019-12-31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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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싱어즈-시대와 함께 울고 웃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연말 연예계는 ‘레트로토피아’시대다.

‘레트로토피아(Retrotopia)’는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와 지상낙원을 의미하는 ‘유토피아’(utopia)를 합쳐서 만든 말로,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작 제목이기도 하다.

최근 ‘온라인 탑골공원’ ‘사이버 경로당’에 대한 관심이 식을 줄 모르면서 199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을 조명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 1970년대부터 1980년대를 주름잡던 ‘옛날 가수’들까지 대거 안방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주요 시청층인 3040세대들에게도 비교적 낯선 ‘옛날 가수’들은 20대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고, 50~60대 시청자들에게는 추억과 감성을 자극한다. 단순히 옛 것에 관심을 쏟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셉트와 형태 등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최근 EBS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동했던 ‘옛날 가수’ 10명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를 방송해 시청자 시선을 끌고 있다.

다큐멘터리 ‘싱어즈-시대와 함께 울고 웃다’가 그 무대로, 요즘 세대들에게 ‘과거에 이렇게 대단한 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기획됐다. 옛날에 활동했던 스타들을 초대해 아침프로그램 특유의 흥미 위주로 꾸미는 신변잡기 스타일이 아니라 ‘옛날 가수’들의 전성기를 재조명하면서 당시 이들이 주도했던 연예계 풍경 등을 소개함으로써 시청자와 ‘시간 여행’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수 송창식부터 양희은, 혜은이, 전영록, 이은하, 한대수, 김수철, 송대관, 이장희 등이 당시 가요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등 트렌드를 주도한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히트곡도 함께 소개했다.

과거 히트곡을 다양한 장르로 편곡해 소개하는 KBS 2TV 음악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도 28일 방송에서는 1960년대 가요계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가수 이미자를 집중 소개했다. 올해 데뷔 60주년을 맞이하고 은퇴하는 이미자의 명곡과 히트곡 속에 얽힌 이야기들도 함께 공개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도 마찬가지다. 김완선, 김혜림 등 1980~9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을 잇따라 섭외해 당시 활동상과 현재와 비교해 달라진 연예계 풍경 등을 속속들이 공개해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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