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아이콘’ 루나 이름 딴 경주 생긴다

입력 2020-01-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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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딛고 여왕마에 오른 경주마 루나를 기리는 대회인 ‘루나스테이크스’가 4월 12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열린다. 팬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루나가 역주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장애 딛고 은퇴경주서 여왕마 등극했던 루나를 기억하며…

작은 체격에 왼앞다리까지 절었지만
2009년 은퇴전까지 33전 13승 거둬
4월12일 ‘루나스테이크스’ 대회 개최

최고의 3세 암말을 뽑는 경마시리즈인 트리플 티아라의 시즌 첫 경주로 4월 12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루나스테이크스’(Luna Stakes)가 열린다. 올해 신설된 루나스테이크스는 장애를 딛고 여왕마에 오른 경주마 루나를 기리는 대회다.

‘달’ 또는 ‘달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진 암말 루나는 2001년 제주도 조그만 민간목장에서 태어났다. 체격이 작고 선천적으로 왼쪽 앞다리를 절었으나 뛰어난 부마(컨셉트윈)와 모마(우수해)의 유전자를 가져 가능성을 보였다.

이성희 마주는 외형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루나를 과감하게 선택해 최고의 조교사에게 맡겨 단련시켰다. 점차 상승세를 보이던 루나는 2005년과 2006년 경상남도지사배, 2007년 KRA컵 마일, 2008년 오너스컵 등 큰 대회를 차례로 석권하며 이름을 알렸다.

루나는 은퇴경주에서도 경마 팬의 가슴에 큰 울림을 남겼다. 경주마로는 고령인 8세였던 루나가 초반에 꼴찌에 머물다가 막판 추입을 통해 선두를 0.1초 차이로 제치고 믿기 어려운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2004년 데뷔 후 2009년 11월 은퇴할 때까지 33전 13승을 거두었고, 수득상금도 약 7억5700만 원으로 몸값의 무려 78배에 이른다.

장애를 딛고 여왕에 오른 위대한 루나의 마법 같은 이야기는 영화로 제작됐고 기부로도 이어졌다. 2015년 세상을 떠난 루나는 2020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경주 루나스테이크스로 부활하며 후배 여왕마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시즌 트리플 티아라는 신설된 루나스테이크스를 시작으로 5월 코리안오크스(GⅡ), 6월 경기도지사배(GⅢ)가 열린다. 세 경주의 총 상금이 13억5000만 원이고, 승점이 가장 높은 말에게는 1억 원(마주 90%, 조교사 10%)의 인센티브를 수여한다. 세 경주를 모두 우승한 경주마에게도 1억 원의 인센티브를 추가한다.

1년에 딱 한 번 자마를 생산할 수 있는 암말은 하루에도 몇 차례 교배가 가능한 수말에 비해 효율면에서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사상 위대한 명마는 부마 못지않게 뛰어난 모마를 두고 있다. 우수한 암말군의 보유야말로 말산업 선진국으로 나가는 수순이며, 트리플 티아라 시리즈는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경주로 평가 받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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