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그려본 KBO 10개 구단의 2020시즌 최상·최악 시나리오

입력 2020-01-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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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넥센 김하성-SK 로맥(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바야흐로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다. 새 출발을 앞둔 만큼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 저마다 확고한 목표 속에 희망을 노래하는 시기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시즌 내내 꾸준한 관리와 더불어 비상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2020시즌 각 구단이 마주할 수 있는 최상 및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본다.


● 두산 베어스


▲ 최상 = 크리스 프렉센-라울 알칸타라가 역대 최강의 외국인 원투펀치로 부상한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갈아치우고, 김재환은 홈런왕을 탈환한다. 예비 프리에이전트(FA)들은 나란히 커리어하이를 찍고, 이형범은 구원왕으로 등극한다.


▲ 최악 = 팬들이 시즌 내내 조쉬 린드블럼을 그리워한다. 김강률이 5월부터 1군 엔트리에서 자취를 감춘다. 예비 FA들은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채 집단 슬럼프에 빠진다. 마무리투수 교체작업이 밥 먹듯 진행되고, 불펜의 필승조합만 찾다가 허무하게 시즌이 끝난다.


● 키움 히어로즈


▲ 최상 = 적응이 필요 없는 외국인 원투펀치와 토종 에이스 최원태,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한 이승호, 최강 5선발 한현희가 선발왕국을 구축한다. 박병호는 2년 연속 홈런왕, 이정후는 최다안타 1위를 차지한다. ‘V1’을 달성하고 김하성이 홀가분하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 최악 = 유틸리티맨으로 기대를 모은 외국인타자 테일러 모터는 어중간한 능력만 드러난다. 우승 후보라는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다. 팀 성적은 모호하게 5강권인데, 핵심자원의 개인성적은 출중해 대거 도쿄올림픽에 차출된다. 결국 체력소진으로 씁쓸하게 가을을 마무리한다.


● SK 와이번스


▲ 최상 = ‘홈런공장’의 위용을 되찾는다. 제이미 로맥-최정-한동민이 나란히 40홈런을 넘기며 집안경쟁을 펼친다. 새 외국인투수 닉 킹엄-리카르도 핀토는 30승을 합작하고, 홀드·세이브 기록이 풍년을 이룬다. 홈 관중 1위라는 열띤 호응 속에 가을야구의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 최악 = 김광현의 빈자리는 역시 크다. KBO리그 경험이 없는 새 외국인 원투펀치가 적응에 애를 먹고, 리더를 잃은 마운드는 시즌 내내 방황한다. 타선은 장타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불어나는 실책 속에 수비력마저 흔들린다. 후반기 체력의 한계 속에 가을잔치 초대장을 놓친다.

LG 윌슨-NC 양의지-KT 쿠에바스(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LG 트윈스


▲ 최상 =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가 나란히 20승씩 올리며 최강 원투펀치로 군림한다. 필승조를 이원화할 만큼 불펜 자원은 풍족하고, 3할 타자가 쏟아진다. 창단 30주년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장식한다. 커리어 첫 우승 반지를 얻은 박용택은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은퇴한다.


▲ 최악 = 새 외국인타자가 부상으로 전반기도 소화하지 못한다. 장타력을 보완하지 못해 팀 홈런은 바닥권이다. 4·5선발 카드를 찾지 못한 채 불펜은 과부하에 시달린다. 8월 중순 잠실구장 정문에서 9년만의 청문회가 열리고, 팬들이 박용택에게 “1년만 더 뛰어달라”고 읍소한다.


● NC 다이노스



▲ 최상 = 새 외국인투수 마이크 라이트와 드류 루친스키, 구창모, 이재학, 박진우가 선발왕국을 이룬다. 부활한 임창민과 원종현은 8·9회를 완벽히 지배한다. 박민우∼나성범∼양의지∼애런 알테어∼박석민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타선이 불을 뿜으며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을 질주한다.


▲ 최악 = 라이트와 새 외국인타자 알테어가 시즌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나성범이 복귀했지만 야수진의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지며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한다. 국내 선발진은 풀타임 2년차에 고전한다. 구단 경영진이 조급함을 드러내면서 팀은 더 큰 혼란에 빠진다.


● KT 위즈


▲ 최상 = 신입생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창단 첫 15승 투수가 된다. 윌리엄 쿠에바스도 그에 못지않다. 배제성-김민-소형준이 10승 고지를 넘는다. ‘블론세이브를 하면 이발을 하겠다’던 이대은의 머리칼은 시즌 후 허리춤까지 내려온다. 이강철 감독이 자기소개서를 적는다. 취미는 10승 투수 만들기, 특기는 투수교체다.


▲ 최악 = 팬들이 알칸타라를 그리워한다. ‘2 년차 징크스’를 피한 백호의 3년차는 달랐다. 2019년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낸 배제성과 김민이 동반 슬럼프에 빠진다. 최근 2년간 ‘신인 맛집’이었던 KT의 행보에도 마침표가 찍힌다. ‘창단 첫 가을야구’는 또다시 요원한 꿈이 된다.

KIA 감독 윌리엄스-삼성 오승환-한화 서폴드-롯데 김원중. 스포츠동아DB




● KIA 타이거즈


▲ 최상 = 맷 윌리엄스 감독이 메이저리그 지도자 출신다운 ‘클래스’를 입증한다. 양현종보다 새 외국인 원투펀치의 활약이 더 돋보인다. 생애 2번째 ‘FA 대박’을 노리는 최형우는 4번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내야 유망주들은 앞 다퉈 잠재력을 폭발시킨다.


▲ 최악 = 또 양현종만 혼자 이긴다. ‘여전히 세대교체 중’이라며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바라본다. ‘부산 갈매기’로 변신한 2루수 안치홍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낀다. ‘왜 이번에도 포수 외부 FA를 잡지 않았냐’는 비난이 빗발친다. ‘에이징 커브’의 표본 또한 지나치게 많이 등장한다.


● 삼성 라이온즈


▲ 최상 = 외국인 스카우트에 대한 비난이 사라진다. 새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가 펜스 거리가 짧은 라이온즈파크 외야석에 20홈런을 꽂는다. 김동엽은 부동의 4번타자로 거듭나고, 오승환을 앞세운 필승계투조는 ‘통곡의 벽’이 된다. 허삼영 감독은 새로운 지략가로 등장한다.


▲ 최악 = 4월부터 외국인선수 교체설이 나돈다. 오승환의 구위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다. 김동엽이 2019시즌의 부진을 되풀이하고, 시즌 내내 4번타자를 찾느라 바쁘다. 10승 선발투수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심창민이 전역할 때면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다.


● 한화 이글스


▲ 최상 = 외국인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채드 벨이 30승을 합작하고, 이적생 듀오 장시환-신정락은 나란히 10승을 찍는다. 2년 전 3위 돌풍의 원동력이었던 불펜도 철옹성으로 재건된다. ‘최강 한화’에 흠뻑 취한 팬들은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 최악 = 제라드 호잉을 비롯한 재계약 외국인선수 3명 모두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다.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주목받는 노시환-변우혁은 ‘거포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또 못 뗀다. 구단 안팎에서 끊임없이 뜬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일찌감치 강도 높은 가을 마무리훈련 계획이 수립된다.


● 롯데 자이언츠


▲ 최상 = ‘프로세스’가 적중했다. 지성준은 롯데 안방을 채우고, 애드리안 샘슨-댄 스트레일리의 원투펀치는 30승을 합작한다.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김원중이 돌풍을 일으킨다. 허문회 감독은 ‘준비된 사령탑’이라는 평가에 부응하고, 성민규 단장의 2021시즌 대망론은 좀더 앞당겨진다.


▲ 최악 = 계획과 현실의 괴리가 적지 않다. 슬럼프, 멘탈 붕괴, 부상 등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프로세스를 어긋나게 만든다. 2019년이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롯데 팬들의 표정은 한층 더 어두워지고, 야구장을 찾는 대신 저녁 약속을 잡는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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