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K리그가 웃는 까닭은?

입력 2020-01-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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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우승은 K리그를 누비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이뤄낸 성과다. 여기에는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을 통해 K리그 자체적으로 유망주 발굴과 경쟁력 강화에 힘쓴 제도적 노력들이 뒷받침돼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가 웃고 있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으로 신바람이 났다. 6전 전승으로 대회 첫 정상은 물론이고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도 거머쥐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번도 빼놓지 않고 4년마다 찾아온 기쁨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더 흥겹다.

K리그도 그 감동을 함께 하고 있다. K리그는 올림픽대표팀의 텃밭이다. 그 토양에서 자란 선수들이 장한 일을 해낸 덕분에 K리그도 덩달아 웃는다.

이번 대회 엔트리 23명 중 K리그 소속은 19명이다. 해외파 3명과 대학생 1명을 빼면 모두가 국내 프로축구에서 뛰고 있다. 2012년 런던 대회 아시아 예선 엔트리 중 K리거는 16명, 2016년 리우 대회의 15명과 비교해 K리거 비중은 더 늘었다. 이번 대회 득점자(상주 오세훈, 안양 조규성, 울산 이동경, 부산 이동준, 대구 정태욱·김대원) 모두가 K리거일 정도로 대표팀의 주축을 이룬다.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스타 선수도 많이 탄생했다. 그만큼 K리그 홍보도 잘된 셈이다.

이 같은 질적 성장은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U22 의무출전규정’이 바로 그것이다. 출전 엔트리 18명 중 2명(선발 1명, 교체명단 1명)을 반드시 22세 이하 선수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를 통해 젊은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게 K리그의 방향이다. 22세 이하 선수 1명이 선발출전하지 않을 경우 교체카드 1명도 제한될 정도로 규정은 엄격하다.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 확대가 경험 및 기량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U-23 챔피언십 같은 국제대회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 제도는 7년 전 시작됐다. 2013년 도입된 ‘23세 이하 의무출전규정’이 모태다. 2018년 K리그2(2부 리그)에서 22세 이하로 하향됐고, 지난 시즌 1부 리그도 같은 규정을 적용했다. 그동안 군·경 팀에는 예외 규정을 뒀지만, 올 시즌부터 군 팀인 상주상무도 적용받는다.

유스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대회 K리그 유스 출신은 14명인데, 2012년(7명)과 2016년(12명)보다 늘어난 수치다. 이는 K리그가 2008년부터 전 구단의 유스시스템 의무화를 도입한 데 따른 긍정적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육성 방안인 ‘골든 에이지 프로그램’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비단 이번 대회뿐 아니라 지난해 이미 엄청난 성과를 올렸다.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고, FIFA U-17 월드컵에서도 8강에 진출했다. 한국축구는 연령별 국제대회에서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축구 경쟁력의 기본은 유소년 정책이다. 조기에 선수를 발굴하고 키우면 대표팀의 경쟁력이 강해진다. 이번 U-23 챔피언십 우승은 그걸 증명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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