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말자”는 박미희 감독, 부담 커진 루시아·김해란

입력 2020-02-05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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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 5세트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작전타임을 요청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토종 에이스 이재영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4·5라운드에 찾아온 때 아닌 위기 속에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선수단이 맥없이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데뷔 이래 이토록 오랜 기간 전열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 프로 입문 첫 해인 2014~2015시즌 정규리그 30경기 중 27경기를 소화한 것이 이재영의 한 시즌 최소 출장 기록이었다. 워낙 승부욕이 강하고 실전 무대를 좋아해 2017~2018, 2018~2019시즌에는 전 경기를 다 뛰었다. 하지만 올해는 탈이 났다. 1월 초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통증을 참아가며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고, 소속팀에 돌아와 무릎 연골 박리 진단을 받았다. 3주간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이재영이 자리를 비운 동안 흥국생명은 5연패에 빠졌다. 리시브와 공격을 도맡아온 이재영의 역할을 김미연, 이한비, 박현주 등에게 나눠 맡겼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4위 KGC인삼공사(승점 23)와의 간격을 10점 이상으로 벌려둔 덕분에 3위(승점 37)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 위안이었다. 거듭된 패배로 정신·육체적 스트레스가 누적될 때마다 박 감독은 “지치지 않고 잘 견뎌주길 바랄 뿐”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여 왔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고민만 커진다. 당장 루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재영 없이 치른 6경기 동안 꾸준히 득점량이 증가한 그는 4일 현대건설전서 무려 51.81%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39득점 기록이 새로 쓰였다. 부담이 커진 루시아는 잦은 풀세트 승부와 겹쳐 경기 중후반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빈번하다. 대안이 없는 흥국생명이 번번이 눈앞에서 승리를 놓치는 이유다. 연패 탈출이 시급한 팀 사정 때문에 이재영과 함께 대표팀에 다녀온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도 숨 돌릴 틈이 없다.

박 감독은 올 시즌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최대한 상위권과 멀어지지 않으면서 봄 배구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버티기’조차 만만치 않아진 흥국생명으로선 난항의 연속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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