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 ‘감기’…바이러스 재난영화 역주행

입력 2020-02-0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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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기’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텅 빈 극장가…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에 무슨 일이?


8년 전 개봉한 ‘컨테이젼’ 3위
코로나 사태 현실 닮아 입소문


극장 관객은 급감하고 있지만 바이러스 관련 영화에 대한 관심은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예견한 듯한 영화를 찾아 다시 보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컨테이젼’, ‘감기’ 등 바이러스 재난과 공포를 다룬 영화의 온라인 다시보기 순위도 크게 뛰어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온라인 사업자별 일 마감 등으로 3일 전 자료를 토대로 5일 내놓은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2일 기준 ‘컨테이젼’이 3위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세 번째 확진자가 나온 다음날인 1월27일 15위로 처음 차트에 진입한 이후 순위가 계속 상승했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인 왓챠플레이가 4일 발표한 ‘가장 많이 본 콘텐츠’에서도 ‘컨테이젼’은 1월22일 차트에 진입해 1월28일 1위에 오른 뒤 이날까지 순위를 유지했다.

2011년 개봉 당시 ‘컨테이젼’은 극장 관객 22만여 명에 그친 ‘흥행 실패작’이다. 하지만 8년이 흐른 지금 ‘2020년 바이러스 예언 영화’로 뒤늦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는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주인공으로부터 확산한 바이러스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퍼져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담았다. 2003년 사스, 2009년 인플루엔자 사태로부터 영감을 얻어 바이러스가 인류에 어떤 재앙을 일으키는지 실감나게 그렸다.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SNS에서 ‘컨테이젼’을 두고 ‘신종 코로나 영화’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 뒤늦게 영화를 본 누리꾼들은 영화가 ‘가짜뉴스’ 확산으로 혼란이 야기되는 현재 상황까지 점치듯 다룬 점에도 호기심을 드러내고 있다.

2013년 배우 장혁과 수애가 주연한 영화 ‘감기’도 시선을 받고 있다. 2일 기준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8위에 올랐다. 2013년 8월 개봉해 311만여 관객을 동원, 이후 몇 차례 TV로도 방송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높은 치사율’, ‘특정지역 폐쇄’ 등 설정이 현재 중국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상황과 흡사해 현실감을 높인다. 바이러스 영화의 ‘효시’로 통하는 1995년작 ‘아웃브레이크’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현재 극장가 상황과 극명하게 갈린다.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곳을 꺼리는 분위기에 극장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4일 박스오피스 1위인 ‘남산의 부장들’의 하루 관객이 4만8000여 명으로 급감했고, 5일 개봉한 ‘클로젯’의 예매 관객도 이날 현재 3만4000여 명에 불과하다. 14일 개봉하려던 전도연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개봉 일정을 연기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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