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애리조나 스토리] 2015년 두산처럼…양의지, 강팀 이상의 NC를 그린다

입력 2020-02-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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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시즌 최하위였던 NC가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데는 양의지의 공이 상당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아픔을 잊지 않아야 그토록 바라는 우승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지인 투손 에넥스필드에서 훈련 중인 양의지.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창단 두 번째 시즌인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NC 다이노스는 최근 6년 중 5차례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았다.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막내 이미지를 단기간에 지운 NC는 어느덧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됐다. ‘캡틴’ 양의지(33)는 그 이상의 왕좌를 그리고 있다. 2015년 두산 베어스가 그랬던 것처럼….

최근 NC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에넥스필드에서 만난 이호준 타격코치는 “(양)의지는 감이라는 게 없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타자들은 캠프 초반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양의지는 시작부터 맹타를 휘둘러대니 ‘사이클’ 없이 매 순간 잘 치는 것 같다는 의미다. 지난해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오른 흐름은 여전했다. 이를 전해들은 양의지는 “비시즌 준비 과정은 예년과 같다. 그런데 느낌이 좋기는 하다. 팔 상태도 그렇고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오긴 했다”고 동의했다.

2018년 창단 첫 최하위로 추락했던 NC는 지난해 5위로 올라섰다.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양의지 효과였다. 스스로는 “개인도, 팀도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고 했지만 구단에서는 PS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며 양의지를 데려왔다.

NC의 새로운 캡틴 양의지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스프링캠프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양의지가 꼽은 지난해 도약의 원동력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었다. 나성범,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모창민, 박민우 등 핵심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한 번씩은 겪었다. 그 자리를 메운 건 김태진, 노진혁, 이우성 등 1.5군 내지 2군급으로 평가받던 자원이었다. 양의지는 “꼴찌를 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즌이었다. 무너지려는 찰나에 백업 선수들이 힘을 내줬다. 그 덕에 5위에 올랐다”고 공을 돌렸다.

젊은 선수들의 반란이 기대됐지만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패배로 단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 꿈을 접었다. 양의지는 이 지점에서 2015년 두산 베어스를 떠올렸다. 그는 2010년 주전으로 도약하며 처음으로 PS 무대를 밟았다. 이어 2012년(준플레이오프), 2013년(한국시리즈)까지 PS 단골손님이 됐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PS 네 번째 도전 만인 2015년 왕좌에 오르며 우승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PS 탈락에 억울함을 느끼고 가슴 아파 해야 한다. 가슴과 머리에 그 느낌을 강하게 남겨둬야 한다. 2015년 전까지의 두산도 그랬다. 젊은 선수들은 그렇게 성장한다. 그 느낌을 잊지 않고 시즌을 준비해 실력 향상을 해야 정상에 설 수 있다. 그렇게 강팀이 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강팀은 이상향이지만 여기에 만족할 팀은 없다. NC는 올해 공개적으로 우승 도전을 천명했다. 양의지의 메시지가 후배들에게 어떤 자극을 남길지 주목된다.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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