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에 2명 퇴장…전북, 처참히 꼬인 亞 정벌 프로젝트

입력 2020-02-12 2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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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손준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고 있다. 전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어렵겠지만 올해도 트레블(3관왕)이 목표다.”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의 일성이다. 정규리그와 FA컵은 물론, 더 나아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전부 제패한다는 결연한 의지다.

물론 말이 전부는 아니다. 과감한 투자로 선수단 리빌딩에 나섰다. 브라질 윙어 로페즈가 상하이 상강(중국)으로 이적했지만 김보경, 쿠니모토, 조규성, 이수빈 등 알짜배기들을 수혈하면서 착실한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세 마리 토끼몰이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첫 스텝부터 엉켰다. 전북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ACL 조별리그 H조 홈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격차는 적었으나 내용은 형편없었다.

두 팀의 대결은 여러 모로 관심을 끌었다. K리그1과 일본 J리그 챔피언이 격돌한 ‘왕좌의 게임’이라는 점, 양국 굴지의 자동차 그룹(현대자동차·닛산자동차)의 지원을 받는다는 부분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만 ACL 커리어는 전북이 확실히 앞섰다. 2006·2016년 대회를 제패한 녹색군단에 반해 올해로 4번째 아시아 무대에 나선 요코하마는 2014년 이후 6년 만에 출전했고, 그나마도 앞선 세 번의 대회는 전부 조별리그 탈락했다.

1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달리겠다. 지난해 리그 우승 등 좋은 기억만 떠올리며 좋은 팀을 만들겠다”던 모라이스 감독의 구상은 전반이 끝나기 전에 꼬였다. 그는 상하이 상강과 지난해 대회 16강 홈 2차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해 이날 경기는 벤치에 앉지 못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쿠니모토를 2선에 세운 뒤 이승기·김보경을 좌우 날개, 이동국이 원 톱으로 포진한 전북은 전반 초반까지 대등하게 싸웠으나 중반부터 균형이 깨졌고 전반 32분 엔도 케이타에게 실점했다. 상대 오른쪽 날개 나카가와 데루히토의 침투에 이은 크로스를 막지 못했다.

불운은 계속됐다. 이번에도 사이드를 막지 못했다. 실점 5분 만에 왼쪽 풀백 김진수가 자책골을 기록해 0-2가 됐다. 측면은 요코하마가 가장 선호하는 지역. 지난해 측면을 활용한 공격 패턴으로 J리그를 평정한 상대를 전북도 파악하고 있었으나 대처는 어려웠다.

후반 들어 전북은 변화를 줬다. 조규성과 브라질 날개 무릴로를 투입했다. 그러나 답답한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뒷문을 탄탄히 하고 빠르게 전진한 상대 역습에 휘말렸다. 손준호가 경고누적 퇴장을 당한 가운데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 쇼가 빛났다. 후반 35분 조규성이 중거리포로 골 망을 갈랐으나 오른쪽 풀백 이용이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 남은 시간을 9명으로 싸워야 했다. 2주 간의 재정비 시간을 가질 전북은 29일 수원 삼성과 정규리그 개막전을 치른 뒤 다음달 4일 시드니FC와 대회 원정 2차전을 갖는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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