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의 몰아치기는 계속…‘EPL 51골’ 손흥민의 폭풍 날갯짓

입력 2020-02-1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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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절실할 때 에이스의 본능이 폭발했다.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또 큰일을 저질렀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끝난 애스턴 빌라와의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멀티 골로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두 골 모두 추가시간 터졌다. 1-1로 팽팽하던 전반 추가시간 자신이 찬 페널티킥(PK)을 상대 골키퍼가 막아내자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 골 맛을 본 손흥민은 2-2로 맞선 후반 종료직전 빠른 드리블 침투에 이은 오른발 킥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치열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겨울 휴식기를 맞아 잠시 귀국, 지친 심신을 달래고 돌아간 손흥민은 2010~2011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 5경기 연속 득점으로 진가를 입증했다. EPL 사무국도 그를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해 공로를 인정했다.

● 몰아치기 & 높은 순도

이날 멀티 골과 함께 손흥민은 최근 5경기 연속 득점포(리그 3경기·FA컵 2경기)를 가동했다. 올 시즌 15·16골(리그 8·9호 골)에 성공한 손흥민은 2015~20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정규리그 통산 50·51호 골을 터트려 의미를 더했다. 토트넘 소속으로 리그 50골 이상을 뽑은 선수는 손흥민이 6번째.

특유의 몰아치기가 빛을 발했다. 앞선 시즌까지 2017년 4월, 2017~2018시즌 두 차례(2017년 12월·2018년 2~3월), 지난 시즌 한 번(2019년 1~2월) 4차례 4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던 그는 이번에 자신의 기록을 새롭게 썼다.

득점 순도도 높다. 최근 5경기에서 나온 손흥민의 6골 모두 팀이 절실했을 때 폭발했다. 노리치시티 원정(1월 23일)에서 후반 34분 헤딩 결승골에 성공한 그는 사우샘프턴과 FA컵 32강 원정(1-1)에서 팀 내 유일한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3일 맨체스터시티와의 리그 홈 대결에서 쐐기 포, 6일 사우샘프턴과의 재 경기(홈)에서는 PK 결승골을 책임졌다.

● 케인 공백은 없다…. 계속될 킬러의 질주

얼마 전만 해도 토트넘의 주제 무리뉴 감독(포르투갈)은 큰 시련을 맞이한 듯 했다.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주포’ 해리 케인이 햄스트링을 다쳤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인터 밀란(이탈리아)으로 떠난 상황에서 토트넘은 최전방 정비가 시급했다.

그러나 믿을 구석이 있었다. 무리뉴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의 전진 배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아르헨티나)이 그랬듯이 그도 한국인 공격카드를 내밀었고, 이미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심지어 손흥민은 PK 전담 키커로도 낙점됐다.

손흥민은 “난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라며 자세를 낮췄으나 최근 퍼포먼스는 기대를 크게 웃돈다. 물론 손흥민은 찬스도 꽤 많이 놓쳤다. 애스턴 빌라전도 PK를 실축할 뻔 했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다. 손흥민이 희망을 점차 잃어가던 팀에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집중 하겠다”는 손흥민과 함께 리그 4위권 진입,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최대한 높은 위치를 바라보는 토트넘의 꿈도 부풀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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