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패트롤] 수세 몰린 ‘조현아 연합군’, 반격 카드 있을까

입력 2020-02-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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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훈 전 상무.

■ 5일 만에 이사후보 사퇴…반전 거듭 한진 경영권 분쟁

김 전 상무 사퇴…“현 경영진 지지”
3자 연합 이사 후보 전문성 약화
그룹 노조, 조현아 전 부사장 맹비난

결전을 앞두고 선두에 나서길 기대했던 핵심 장수가 전장을 이탈했다. 아예 맞서 싸우라고 했던 상대편에 가세해 버렸다. ‘어지간한 TV 드라마 보다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는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의 상황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이루어진 ‘3자 주주연합’(이하 3자 연합)이 ‘돌발 악재’를 만났다.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추천한 8명의 이사 후보 중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17일 돌연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사 후보를 공개한지 5일만의 결정이다.

김치훈 전 상무는 이날 한진칼 대표이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3자 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한진칼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편지에서 “3자 연합의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어 유감스럽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어 “KAL MAN(칼 맨)으로서 한진그룹의 입장을 이해하고, 동료 후배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사실상 조원태 회장 지지를 밝혔다.

김 전 상무의 전격 사퇴에 3자 연합은 일단 “이사 후보 1명의 사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흔들림없이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김 전 상무의 이탈에 무척 당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자 연합은 13일 8명의 이사 후보를 공개한 이후 “올드맨 중심이다”, “항공산업 비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고 비판을 받아 왔다. 김 전 상무는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와 함께 후보들 중 그나마 ‘유이한’ 항공산업 경력자였다. 따라서 김 전 상무의 이탈은 이사 후보의 전문성 논란에 시달리는 3자 연합에 적지않은 타격이다.

김 전 상무가 자신을 이사로 추천한 3자 연합에 사퇴 사실을 밝히지 않고, 오히려 한진칼에만 편지를 보내 알린 점도 악재다. 일부에서는 이제 후보 중 ‘유일한’ 항공 경력자로 남은 함철호 전 대표도 거취를 고민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3자 연합에게는 추가 이탈자를 막으면서 항공업 경력을 갖춘 새 후보를 찾아야 하는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 노조는 14일 조현아 전 부사장을 강경하게 질타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17일에는 (주)한진, 한국공항 노동조합과 함께 3자 공동입장문을 내고 3자 연합을 다시 맹비난했다. 그룹 노조가 조원태 회장 편에 섰음을 천명한 셈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한진칼의 주주총회는 3월 열릴 예정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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