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 별명값 떨친 김광현…1이닝 2K 무실점 성공적 첫 발

입력 2020-02-23 1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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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멀티비츠

제대로 별명값을 해냈다.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호쾌한 삼진쇼를 펼쳤다.

성공적으로 첫 발을 뗐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에서 1-0으로 앞선 5회 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 수 19개 가운데 스트라이트를 14개 꽂아내며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48.2㎞를 찍었다. 데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 관리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2-0 승리를 낚았다.

자신감 넘치는 김광현 특유의 모습 그대로였다. 선발진에 속한 잭 플래허티(2이닝)~다코타 허드슨(2이닝)에 이어 등판한 김광현은 첫 타자 라이언 코델과의 싸움에서부터 확실히 기선제압을 하고 들어갔다. 깜짝 폭우가 쏟아지며 관객들이 자리를 옮기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침착했다. 1볼-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김광현은 필살기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난관도 척척 헤쳐 나갔다. 후속타자 레너 리베라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에이스’로서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의 표정은 평온했다. 곧이어 제이크 해거를 2스트라이크로 몰아세웠고, 틈틈이 1루 주자를 견제하는 여유도 있었다. 우타자 해거에게 바깥쪽으로 예리하게 제구 된 슬라이더를 던져 방망이를 헛돌리게 했다.

두 차례의 삼진으로 팀 내 자신의 새 별명인 ‘KK’를 달성한 김광현은 다음 타자 아메드 로사리오를 3루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한 뒤 MLB 첫 등판을 깔끔하게 매듭지었다.

ⓒGettyimages멀티비츠

김광현의 전매특허인 슬라이더는 세인트루이스 구성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김광현은 결정구로 활용한 슬라이더(9개) 위주의 피칭을 선보이면서도 빠른 직구(7개)와 느린 커브(3개)를 적절히 섞어 MLB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당초 계획을 앞당겨 6회 대신 5회에 김광현을 등판시킨 마이크 쉴트 감독은 MLB 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말 효과적인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예리하면서도 낙폭이 좋았다. 퀄리티 높은 피칭을 선보였다”고 반겼다.

팀 1선발로 손꼽히는 플래허티도 김광현을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김광현의 피칭을 직접 본 건 처음이다. 정말 잘 던졌고, 즐겁게 지켜봤다”며 “이전에 라이브 피칭을 본적이 있는데, 그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상대 타자들을 처리하는 모습이 상당히 멋있었다”고 칭찬했다. 김광현 역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긴장했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결과가 만족스럽다.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목표로 하는 김광현으로선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쉴트 감독도 김광현의 모든 가능성을 확인하려 한다. 이번에는 선발 등판이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은 4일 뒤 선발로 나간다. 2이닝을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세인트루이스는 팀을 2개로 나눠 하루 2경기를 치르는데, 김광현은 마이애미 말린스 혹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 때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김광현이 자신의 꿈을 현실로 바꿀 무대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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