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사상 초유의 K리그 개막 연기

입력 2020-02-24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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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 관련 긴급 이사회를 가졌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프로축구 2020시즌 개막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이번 시즌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개막일은 29일이었다. 1983년 출범 이후 K리그 개막 자체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맹은 코로나19 여파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추이를 지켜본 뒤 조정된 리그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정이었다. 연맹은 최근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자 29일과 3월 1일 열릴 예정이던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의 홈경기를 연기한 바 있다. 이후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체 일정을 연기하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연맹은 “최근 ‘심각 단계’에 접어든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해 국민과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23일 심각 단계로 격상한 점을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수가 밀집하는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점, 그리고 각급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군부대의 외출과 외박이 통제되는 등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결정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모든 일정은 상황과 추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다. 3월 중으로 시즌이 시작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밀린 경기를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기간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12월 말까지 일정 연장을 통해 경기수를 맞출 수 있다. 통상 국가대표선수가 차출되는 A매치 기간에는 K리그 일정을 잡지 않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이 기간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 12월 말까지도 일정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연맹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4월 이후로 넘어갈 경우 일정 재검토가 불가피해진다. 그럴 경우 경기수(라운드)를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을 준비해온 구단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수도권 한 구단 관계자는 “개막전에 맞춘 홍보와 마케팅이 물거품이 될 처지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다시 맞춰야한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의 대회 홈경기를 당분간 무 관중 경기로 치를 것을 권고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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