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방탄소년단, “꼭 1위하자”던 작은 꿈…세계를 거머줬다

입력 2020-03-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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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지금도 꿈을 찾아 나아가고 있다. 2013년 데뷔 이후 시련도 많았지만 다시 일어났고, 또 뛰었다.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 온 길 위로 꿈이 펼쳐졌다. 사진은 방탄소년단이 월드스타로 우뚝 서기까지 과정. 사진은 지난해 6월 한국가수로는 처음으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코리안 인베이전’ 방탄소년단의 세계 정복기 (Since 2013)

‘흙수저에서 다이아몬드수저가 됐다.’

한국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에 4번이나 올랐다. 빌보드와 함께 세계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차트도 장악하며 ‘월드클래스’임을 입증했다. 누구도 감히 도전할 수 없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 존재가 됐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한때 그룹 해체까지 고민하며 방황해야 했던, 시련의 시간도 있었다.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라서’, ‘아이돌스러운 음악을 하지 않아서’ 주류가 되지 못했던 시절, “꼭 한번 1위를 해보고 싶다”며 작은 꿈을 품었던 시절이었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

창간 12주년을 맞은 스포츠동아 에도 고스란히 담긴 이들의 성장기 그리고 세계를 정복하기까지 이야기를, 이들의 ‘러브 유어셀프’ 앨범 시리즈 제목을 빌어 되짚는다.

데뷔 3년만에 국내 음악프로 1위
2년후 美 ‘톱 소셜 아티스트’ 쾌거
세계적 스타 압박감 해체 고민도

한국 첫 4년 연속 빌보드200 1위
‘아미’와 함께 쓴 그들의 이야기
이제는 ‘그래미와 핫100 1위’다!

2015년 5월 발표한 ‘화양연화 파트1’ 앨범 재킷.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기(起)…“힙합을 무기로 세대의 가치를”

출발은 야심에 찼다. “총알처럼 쏟아지는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고 당당하게 우리 세대의 생각과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각오로 그룹 이름을 지어 데뷔했다. 2013년 6월 데뷔해 한 달 뒤 이들은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싶다”고 했다.

무기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힙합이었다. 기획사가 주도하는 천편일률적 음악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 이들은 “우리만의 필살기로 어필하고 싶다.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모두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힙합그룹을 오랜 꿈으로 지녔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방시혁은 ‘인연’과도 같았다. 2010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멤버들을 방탄소년단으로 불러 모았다.

하지만 야심과 포부는 현실화하지 못해서 무명의 시간이 이어졌다. 햇수로 3년. 2015년 5월 ‘화양연화 파트1’ 앨범까지였다. 비로소 성공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데뷔 3년차, 아직 이뤄 놓은 게 없다. 이제 뭔가 보여줄 때”라고 했다. 앨범 발표 하루 전까지 7시간이 넘는 혹독한 연습은 음악프로그램 1위라는 꿈을 이루게 했다. 앨범 제목 ‘화양연화’처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의 빛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2017년 2월 처음 시작한 월드투어 ‘윙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승(承)…“우리 음악을 꾸준히”


2017년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이들은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11월에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케이팝 그룹 최초로 공연을 펼치며 자신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세계 대중음악사에 남을 순간이었다.

특히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은 세계를 겨냥한 기폭제였다. 데뷔 당시부터 꾸준히 활용한 SNS(트위터)가 가장 큰 몫을 했다. 이들은 개인이 아닌, 그룹 SNS로 하나의 계정을 통합해 두터운 팬덤을 형성했다. 2016년 10월 첫 1위 이후 2017년 7월부터 134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2010년 12월 해당 차트가 신설된 이래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이때 이들은 미국 진출에 대한 거창한 목표보다는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음악을 꾸준히 하고, 소통하겠다. 그게 우리의 방식이고, 우리에게 맞는 일”이라며 자신들의 길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8년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 무대.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전(轉)…‘코리안 인베이전’ 포문

2018년 5월 ‘러브 유어셀프’ 앨범을 시작으로 지난달 21일 발표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7’까지 한국가수 최초로 4년 연속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며 세계 대중음악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이제 영어 앨범을 발표하거나 현지에서 활동하지 않아도 이들에게는 세계 주요 차트가 주요 ‘놀이터’다. 또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100만 팬이 모여든 스타디움 공연도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DJ 스티브 아오키를 시작으로 할시, 니키 미나즈, 릴 나스 등 해외 유명 가수들과 손잡고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그러기까지 이들은 데뷔 이후 7년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평균 26세의 나이답지 않게 집 밖으로는 거의 나오지 않는 채 극소수 친한 친구들만 만나는 일상. 월드스타로서 외로움을 처절하게 감당해왔다. 심지어 2018년 초 그룹 해체를 고민할 정도로 정서적 불안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당시 연말 한 시상식에서 이들은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멤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여전히 가끔 휘청거리며 방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무게중심을 잡고 어떻게 버텨내야 하는지 안다. 그만큼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해가는, 또 다른 청춘이기도 하다.

2019년 5월 미국 CBS 인기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서 비틀스를 오마주한 무대.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결(結)…그래도 현재진행형

도전은 계속된다. 아직 이룰 게 더 남아 있다. 자리를 내어줄 듯하면서도 높은 장벽으로 가로막고 선 그래미다. 또 또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1위도 노려볼 만하다.

향후 이들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봐야 하기에, 완결될 수 없는 현재를 짧게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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