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4선발 문승원의 변화 “결과보다는 과정”

입력 2017-03-2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문승원. 스포츠동아DB

SK는 2017년 하나의 시험대에 올랐다. 에이스 김광현의 부재가 일찌감치 결정된 상황 속에서 치러야 하는 시즌, 미래의 선발투수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따라 붙었다.

기존의 용병 에이스 메릴 켈리와 새 외국인투수 스캇 다이아몬드, 그리고 부활한 윤희상까지 1~3선발은 확실한 상황이었다. 나머지 자리를 캠프를 통해 무한경쟁을 펼쳤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이례적으로 시범경기 도중 4번째 선발투수를 확정해 공표했다. 프로 6년차 우완투수 문승원(28)이 선발경쟁자 중 가장 먼저 힐만의 선택을 받았다.

문승원은 지난 주말 힐만에게 4선발 확정 소식을 들었다. 감독이 제시한 방향대로 과정을 수행했지만, 결과는 다소 아쉬웠기에 본인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과정은 감독님 생각대로 했는데 결과가 안 좋아서 생각도 못했다. 감독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셔서 인정받은 느낌이었다. 주문하신 걸 더 잘 소화해야겠다”고 털어놨다.

힐만은 그에게 무엇을 주문했을까. 문승원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상대가 3구 안에 치게 하도록, 또 볼넷을 주지 않는 것을 말씀하신다”고 밝혔다. 힐만은 부임 후 다소 많은 팀 볼넷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수들에게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하고 있다.

SK 문승원. 스포츠동아DB


문승원은 지난해에도 4월 중순부터 선발진에 투입돼 전반기 선발로테이션을 돌았다. 그러나 이후 그의 보직은 중간계투였다. 20경기(12선발)서 4승4패 방어율 6.64.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었다.

올해는 마음가짐부터 바꿨다. 그는 “작년보다는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부터 결과가 신경 쓰였다. 이젠 결과부터 생각하지 않고, 과정을 중요시 한다. 그걸 목표로 훈련 때도 경기 상황에 대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식으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4선발로 확정됐지만, 수치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고 있다. 문승원은 “난 작년에 고작 4승을 한 투수다. 그리고 선발로 뛰다 중간으로 밀렸던 투수”라며 “작년 시즌을 마치고 복기를 해보니 잘하는 형들, (김)광현이 형이나 (윤)희상이 형, 켈리 모두 과정을 생각하고 실천하더라. 그동안 난 막연히 결과만 생각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