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위·이닝이터’ 소사, 두 마리 토끼 잡은 비결은?

입력 2017-04-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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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소사. 스포츠동아DB

방어율 1위, 최다이닝 1위. LG 헨리 소사(32)가 그야말로 복덩이가 됐다. 1선발 데이비드 허프의 갑작스러운 전력 이탈에도 흔들림 없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는 24일까지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1패를 기록 중이다. 그의 진짜 가치는 세부기록에 있다. 5경기에서 총 34이닝을 던지며 2위 SK 메릴 켈리(32.2이닝)를 제치고 최다이닝 1위 자리를 꿰찼다. 평균소화이닝이 6.2이닝일 정도로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닝당출루허용(WHIP)은 0.91로 빼어났다. 피안타율도 0.203으로 지난해 5경기 등판했을 때(피안타율 0.333)보다 크게 낮아졌다. 방어율 역시 1.06으로 전체 1위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선발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어율과 이닝에서 최상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KBO리그 6년차 외국인투수 소사가 올 시즌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새로운 구종 장착과 전력투구에 있었다. 그의 주무기는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싱킹패스트볼(싱커)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과감하게 싱커를 버리고 컷패스트볼(커터)을 추가했다. 직구처럼 날아가다 홈플레이트에서 짧게 휘는 공의 효과는 확실했다. 약했던 좌타자 피안타율도 0.408에서 0.194로 크게 낮아졌다. LG 양상문 감독도 “새로 던지고 있는 컷패스트볼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며 “특히 좌타자와의 승부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 양 감독은 “소사가 이닝 욕심이 많다. 이로 인해 지난해 좀 쉬어갈 수 있는 타순에서는 공을 살살 던지다가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올해는 1구, 1구 전력을 다해 던져달라고 요청했다. 소사도 무슨 의미인지 깨달은 것 같다. 매 이닝 매 순간 허투루 던지는 공이 없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 감독의 주문은 오히려 이닝 소화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양 감독은 “소사가 승부를 빠르게 가져가고 신중하게 투구를 하다보니 오히려 타자들의 방망이가 빨리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닝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선수 본인도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반 허프가 빠지면서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류)제국이도 너무나 잘 해주고 있고 소사 역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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