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이 돌아본 381일 “전력투구 불가, 가장 마음아팠다”

입력 2017-04-26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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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37). 스포츠동아DB

“마운드에서 전력투구를 못 하는 게 가장 마음이 아팠습니다.”

25일 사직 한화전에서 5.2이닝 3안타(1홈런) 5삼진 무4사구 1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롯데 송승준(37)은 지난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4년 총액 4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첫해인 2016년 4월9일 사직 삼성전 이후 1승을 따내기까지 걸린 381일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송승준에게 ‘승리투수’는 매우 익숙한 단어였다. 2008~2011, 2013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2014~2015시즌에도 8승씩 올렸다. 큰 부상 없이 자기 몫을 해내며 꾸준함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승리가 없던 381일이라는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스로도 “(1승을 하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느냐”고 되물었을 정도다.

승리에 익숙했던 송승준으로선 2016시즌 성적표(10경기 1승2패·방어율 8.71)에 자존심이 상할 만했다. 그러나 부진의 원인 중 하나였던 오른 팔꿈치 통증을 핑계 삼진 않았다.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이유도 재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였다.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보여준 최고구속 148㎞의 직구와 예리한 포크볼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 송승준은 “내가 못 한 것에 대한 변명은 필요없다”고 선을 긋고는 “(팔꿈치 통증으로) 마운드에서 전력투구를 할 수 없었던 게 가장 마음이 아팠다.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제는 통증이 없어 속 시원하다”고 밝혔다.

송승준은 중간계투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25일 선발등판은 기존 선발자원 김원중의 엔트리 말소에 따라 찾아온 기회였다. 선발 복귀에 대한 욕심이 생길 만도 한데, 그는 “보직에 관계없이 팀 승리를 위해 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간계투로 도움이 된다면 힘이 닿는 데까지 막아내는 것이 내 임무다. 지금까지 팀에 폐를 많이 끼쳤다. 선발이면 선발, 중간계투면 중간계투로서 팀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다. 아쉬움이 있기에 다음이 더 기대된다.” 베테랑의 한마디에 책임감이 묻어났다.

사직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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