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홈런’ 한화 거포 기대주 김태연의 남다른 배짱

입력 2017-06-21 18:2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김태연이 21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떨리진 않습니다. 재미있습니다.”

넥센-한화전이 열린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이날 이양기의 웨이버 공시에 따라 정식선수로 등록된 한화 김태연(20)은 모든 것이 신기한 듯 싱글벙글 웃었다. 그의 옆에서 배트를 손질하던 선배 양성우(27)가 “하던 대로 (대담하게) 하라”며 핀잔을 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타석에서 여유가 있더라”는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의 말대로 주눅 든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김태연은 한화가 자랑하는 거포 유망주다. 올 시즌 2군경기 42게임에서 타율 0.309(149타수46안타), 9홈런, 30타점, 출루율 0.358의 성적을 거뒀다. 20일까지 2군 남부리그 홈런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고, 한화 2군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아치를 그렸다. 상대 투수의 변화구를 받쳐놓고 칠 정도로 타격에 소질이 있다는 평가다. 이 감독대행은 “서산에서 직접 보기도 했고, TV 중계를 통해서도 봤는데 타석에서 여유가 있더라. 홍상삼(두산)의 빠른 공을 쳐서 홈런을 만들어낸 장면도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최계훈 한화 2군감독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경험이 적지만, 타격에는 소질이 있다.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21일 1군에 등록된 김태연은 곧바로 데뷔전을 치렀다. 8번타자 3루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대행은 “아직 어리지만,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을 백업으로 두는 것보다는 1군에서 바로 경기에 내보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연에게는 최고의 동기부여다.

훈련을 마친 그를 만나 1군 선수가 된 소감을 물으니 “그렇게 떨리지는 않는다. 재미있다”고 활짝 웃으며 “타석에서 어떻게든 내 스윙을 하는 것이 장점이다. 앞으로 수비력과 선구안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들께 무조건 열심히 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이 감독대행은 김태연의 볼을 쓰다듬으며 “벌써 스타가 됐다”고 격려하며 기를 살려줬다. 3회 2사 1루에서 KBO리그 데뷔 첫 타석에 들어선 김태연은 넥센 선발 신재영의 초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짜리 2점홈런을 터트렸다.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린 15번째 사례였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