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 홈런을 생일 자축포로, 이대호가 살아났다

입력 2017-06-21 2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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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여름 들어 잠잠하던 대호(大虎)의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롯데 이대호(35)가 자신의 35번째 생일날을 맞아 결승홈런을 때려내고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21일 수원 kt전에서 3회초 승기를 가져오는 좌월 3점홈런을 때려내고 오랜만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5월31일 대구 삼성전 투런포 이후 21일만의 홈런이자 6월 첫 아치다. 롯데는 3회 이대호, 5회 강민호, 9회 신본기의 3점홈런 세 방을 앞세워 장단 13안타를 몰아치고 10-4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직전 6연패 뒤 수원에서 2연승을 챙긴 반면, kt는 출구 없는 6연패 터널에 들어갔다.

갈증을 해소하는 한 방이었다. 이대호는 5월까지 불붙은 방망이를 뽐내며 KBO리그 복귀를 힘껏 알렸다. 4월 타율 0.409, 6홈런과 5월 타율 0.341, 4홈런으로 팀 타선의 대들보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이대호 본인은 물론 팀 전체가 연이어 심판판정 논란에 휘말리면서 침체가 시작됐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투수들의 난조까지 겹쳐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결국 5월3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4연패와 3연패, 6연패에 연달아 빠지는 악순환을 걷고 말았다.

팀 내 타선 최고참이자 주장인 이대호로선 더 이상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18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채 나타났다. 그와 더불어 최준석과 노경은, 손승락, 윤길현 등 동료 고참들이 같은 헤어스타일로 무언의 동조를 보탰다. 자칫하면 중위권 싸움에서마저 밀릴 수 있다는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효과는 수원 원정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롯데는 20일 경기에서 17안타, 10득점을 몰아친 끝에 kt를 10-2로 누르고 6연패에서 벗어났다. 물꼬가 터진 타선은 다음날에도 힘을 냈다. 선봉장은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0-0으로 맞선 3회 상대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시속 141㎞ 몸쪽 직구를 받아쳐 타구를 구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자신의 생일과 팀의 승리를 자축하는 대포이자 6월 들어 처음 터진 아치다. 롯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5회 강민호의 3점홈런, 9회 신본기의 3점홈런을 추가로 엮어 대승을 장식했다. 이틀간 때려낸 안타는 무려 30개, 득점은 20개다. 롯데표 야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수원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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