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해민의 책임감 “내가 적극적으로 뛰는 이유는…”

입력 2017-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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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2회말 1사 3루 삼성 강한울 타석에 박해민이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해민(27)의 별명은 ‘람보르미니’다. 이탈리아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처럼 빠르게 베이스를 훔친다는 데서 유래(?)했다. 그는 2015시즌 60도루, 2016시즌 52도루를 기록하며 신(新) 대도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올해도 21일까지 69경기에서 도루 21개를 달성하며 이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이대형(kt)과도 5개차이다. 흥미로운 점은 6월에만 11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단숨에 선두자리를 확보했다. 본인 스스로는 “출루가 많아지면서 도루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뿐이다. 팀 성적과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적극적으로 뛰었던 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가 뛰자 삼성 공격에 실마리가 쉽게 풀리고 있다.

13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 5회말 2사 1루 삼성 김헌곤 타석에 박해민이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내가 도루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도루는 상대 배터리의 견제와 포수의 날카로운 송구, 수비수의 태그를 피해 완성시키는 어려운 플레이다. 주자가 한 베이스를 움직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4초다. 찰나의 순간에 주자는 자신을 바라보는 여러 눈을 피해 빠르게 스타트를 끊고, 전력으로 달려가, 슬라이딩으로 누를 훔쳐야한다. 그러다보니 체력소모가 굉장히 크다. ‘도루를 많이 하는 타자는 타율 3할을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시즌에 50번 넘게 베이스를 훔치는 박해민에게도 도루는 어렵다. 그러나 그는 “나로 인해 팀 성적이 좌지우지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테이블세터로서, 리드오프로서 적극적으로 출루하고 뛰어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공격적으로 뛰어야만 빠른 야구를 할 수 있고, 팀이 득점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뛰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박해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지난해 9월부터 술·탄산음료 끊어”

때로는 안타, 홈런보다 호수비 하나, 도루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게 야구다. 특히 경기 후반 결정적 도루가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덕아웃 분위기도 바꾼다. 박해민의 존재가 아군에게는 큰 힘이, 적군에게는 위협적인 이유다. 박해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4, 5월 부진할 때도 ‘지난 시즌에는 이보다 더 좋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잘 버텼고, 타격감이 올라온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그는 “(김)상수가 올라오고 난 뒤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는데 다시 2군에 내려가게 돼 아쉬웠다”며 “내가 할 역할은 다시 분위기가 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에서 중간이니까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뛰고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를 계속 뛰어야한다는 마음이 크다”며 “지난해 9월부터는 술, 탄산음료도 끊고 나름대로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우리 팀에는 몸 관리를 잘 하는 형들이 많은데 보고 배우고 있다. 형들처럼 꾸준히 야구를 잘 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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