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임기영, 최고자리 다투는 경북고 선후배

입력 2017-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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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왼쪽)과 KIA 임기영은 2017년 KBO리그의 가장 주목 받는 영건이다. 둘은 경북고 선후배라는 인연도 가지고 있어 경쟁구도가 더욱 흥미롭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스포츠코리아

티 없이 해맑던 고등학교 시절 선후배가 이제 선의의 경쟁자가 돼 자웅을 겨루고 있다. 경북고 2년 터울 박세웅(22·롯데)과 임기영(24·KIA)의 이야기다. 2011년 당시 1학년과 3학년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둘은 이제 프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각종 부문에서 자리를 다투는 어엿한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두 영건 모두 팀에 있어선 귀중한 존재들이다. 박세웅은 팀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기둥을 받치는 실질적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고, 임기영은 양현종~헥터 노에시와 함께 막강 진용을 구축하고 KIA의 선두 독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직 20대 중반으로서 풍부한 경험은 쌓지 못했지만, 패기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단연 으뜸이다. 덕분에 기존 국내투수들을 제치고 KBO리그 마운드에서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다승·이닝 앞서 나가는 ‘동생 박세웅’

선발투수의 주요 덕목이라 할 수 있는 다승과 이닝에선 동생 박세웅이 한 발짝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박세웅은 20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4삼진 1실점(무자책) 호투로 1승을 추가해 8승(2패)째를 올렸다. 이미 지난해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승리(7개)를 가뿐히 넘어섰다. 여름 들어서도 거침없는 페이스다. 지난달 4일 수원 kt전 승리 이후 단 한 번의 패전 없이 5승을 추가해 어느새 다승 2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이뿐만 아니다. 이닝에서도 타 팀 에이스들을 앞도하고 있다. 총 13번의 등판에서 80이닝을 책임져 이 부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KIA 양현종과 삼성 윤성환(이상 79.1이닝), 두산 장원준(71.2이닝) 등 내로라하는 선배투수들보다도 앞선 순위다.

물론 임기영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임기영은 현재까지 7승(2패)으로 박세웅에게 단 1승차로 따라붙었고, 이닝에서도 74.1이닝으로 거세게 추격 중이다. 선발 전환 첫 시즌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다.

경북고 시절 박세웅-임기영(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kt wiz



● 방어율 내가 한 수 위, ‘사이드암 선두주자’ 임기영

올 시즌 KBO리그는 때 아닌 사이드암 투수들의 등장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그간 중간과 마무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잠수함들이 앞선으로 나와 선발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대표적인 선두주자가 바로 임기영이다. 그간 불펜으로 활약했던 임기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KIA 김기태 감독의 특별지시를 받아 선발로 위치를 바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임기영이 현재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역시 방어율이다. 최근 거세지고 있는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도 1점대 방어율을 놓치지 않고 있다. 20일까지 방어율 1.82로 전체 1위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1.09(3위), 9이닝당 볼넷수치가 1.33개(5위)로 현저하게 낮은 점이 그의 방어율 1위를 지탱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은 모두 이적의 아픔을 맛본 공통분모도 지니고 있다. 박세웅은 2015시즌 도중 롯데로 트레이드됐고, 임기영은 2014년 말 프리에이전트(FA)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한화에서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약 2년이 흐른 지금, 아픔을 딛고 일어선 두 영건들의 호투에 KBO리그는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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